(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20일 달러-원 환율은 1,130원대 중반에서 눈치 보기 분위기에 놓였다가 다시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례적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에 대한 비난 발언을 애써 무시하려는 심리가 커질 수 있다.

유럽시장이 트럼프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어 달러-원이 1,130원대 초반으로 밀릴 여지도 없지 않다.

최근 장중 달러-원 환율에는 대략 네 차례의 주요한 포인트가 있다.

개장 초반, 위안화 고시환율이 나오고 상하이 종합증시가 개장하는 오전 10시 20분 내외, 유동성이 부족해지는 정오, 유럽시장으로 넘어가기 전인 오후 3시 경이다.

이날도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적극적인 플레이 대신 주요 통화 흐름을 따라 예민하게 대응할 것으로 점쳐진다.

전일 유럽과 뉴욕 외환시장에서의 통화 흐름은 드라마틱했다.

아시아 시장 후반부터 뚜렷해진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은 유럽에서 더욱 거셌다.

달러 인덱스(G10)는 서울 외환시장 마감 당시 95.18에서 95.65까지 뛰어 1년래 고점 레벨까지 올랐다.

달러-엔 환율은 112.84엔에서 113.15엔으로, 유로-달러는 1.162달러에서 1.157달러로 움직였다.

역외 위안화(CNH)는 달러 대비 6.78위안에서 6.80위안까지 상승했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은 현물환 기준으로 1,140원 선까지 호가가 나오며 빅 피겨(큰 자릿수)를 바꾸었다.

지난 4월 중순부터 시작된 중기적 달러 강세 흐름이 최근에는 거칠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의 점진적 기준 금리 인상 발언이 주요국간 통화정책 차별화 전망을 강화하면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세계 경제 둔화 가능성이 달러 선호 심리를 강화하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유럽시장이 끝나고 뉴욕 장중에는 달러 강세가 갑자기 꺾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을 비판하면서 주요 통화가 일시적으로 쇼크를 받았다.

달러 인덱스(G10)는 95.4에서 94.8로 추락했고, 달러-위안은 6.80위안에서 6.76위안으로 급락했다.

현물환 기준 1,140원 부근의 달러-원은 1,133원으로 훅 밀렸다.

아시아 시장 및 유럽에서 반영된 달러 강세 흐름이 대부분 되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CNBC 인터뷰 발췌본에서 "우리가 올라가고 올라갈 때마다 그들(연준)은 금리를 다시 올리고 싶어 한다"며 "정말로 그것에 대해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은 돈을 쉽게 만들고 통화는 내려가고, 중국 통화는 바위처럼 떨어지고 있다"며 "우리 통화는 올라가고 있어서 불리한 입장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기가 좋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이나 일본은행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어서 연준이 미국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전체 인터뷰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이날 오후 7시에 방송될 예정이다.

그러나 트럼프 발언으로 충격을 받은 주요 통화는 재차 달러 강세 쪽으로 흘렀다.

이례적인 연준 비판 논란을 백악관이 차단하면서 시장 반응이 다소 안정됐다.

백악관은 "금리에 대한 대통령 견해는 이미 잘 알려진 것이며, 이날 발언은 오래된 입장을 되풀이하며 공식 발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파월 의장은 정치적 압력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발언 이후 인터뷰에서 "정치적인 문제와 상관없이 정책을 수행하는 오랜 전통이 있다"며 "상세한 분석을 바탕으로 철저히 비정치적인 방식으로 일해왔고, 이런 접근법은 DNA 속에 깊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자동차 관세 문제는 시장에 불안 심리를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5일 워싱턴 D.C.를 방문하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면담한다.

미국 상무부는 19일(현지 시간) 공청회를 열어 수입자동차 관세에 대한 업계 의견을 수렴했는데, 관세 부과 반대 목소리가 강했다.

하루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EU와 무역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자동차 분야 등에서 엄청난 응징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중국의 미국 기업 투자를 제한할 수 있는 법안은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보와 관련된 외국인 투자를 검토하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뉴욕시장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0.52%)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0.41%), 나스닥 지수는(0.41%) 하락했다.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일 현물환 종가 대비 2.50원가량 오른 1,135.0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거래는 1,136.30∼1,139.40원 사이에서 이뤄졌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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