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주가지수가 바닥권을 맴돌면서 신용에 기댄 주식 투자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 여파에 움츠러들었던 투자심리가 코스닥시장에서 다소 전환되는 양상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신용 신규비중은 지난 17일 10.51%를 기록한 데 이어 18일에는 10.81%로 올해 처음 10%대를 웃돌았다.

코스닥시장 신용 신규비중이 10.5%를 웃돈 것도 지난해 11월6일 이후 8개월 만의 일이다.

전일에는 코스닥 신용 신규비중이 9.99%로 줄었지만 여전히 10% 언저리에 머물렀다.

전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신용 신규비중도 8.42%로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의 신용 신규비중 역시 지난 18일 6.98%로 올랐다 전일 6.33%로 증가폭을 줄였다.

신용 신규비중은 시장거래대금에서 시장 신용신규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새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을 반영한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주식 빚을 내기 시작한 것은 투자심리가 돌아설 조짐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달리 보면 과도한 하락장세에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위기의식이 고조된 영향으로도 풀이된다.

저점을 인식한 매수세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신용을 얹어 물타기에 나선 투자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 역시 지수의 저점을 단언하기에는 하반기 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신규 신용비중이 늘었다고 해서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전환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코스닥에서 신용규모가 가파르게 늘어난 종목들이 지난 한주간 크게 오른 것도 아니다. 지난 한주간 가장 큰 폭의 신용 증가를 보인 종목은 CJ ENM이었는데 합병 이슈가 겹치면서 신용잔고가 지난 12일 이후 열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주가는 18% 넘게 하락했다.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연저점을 경신할 정도로 하락한 상황에서 신규 신용비중이 늘어난 것에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신규 신용비중이 늘어난 것은 시장 심리가 변화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수가 저점이라는 판단의 근거는 될 수 없다"며 "지수가 어느 정도 반등하면 차익 매물로 이어질 수 있고, 반대로 하락폭이 커지면 신용으로 투자한 투자자는 심리적 충격과 반대매매의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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