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올해 상반기 회사채시장에서 상위등급과 하위등급 간 신용스프레드는 줄곧 축소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과 캐리수요 확대 등으로 비우량 회사채가 발행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19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789)에 따르면 신용등급 'AA'(공모/무보증 3년만기 일반) 회사채와 'A' 등급 회사채 간 신용스프레드는 연초 84bp에서 출발해 꾸준히 축소되다 전일 63.4bp로 집계됐다. 이러한 추세는 지난해 1월부터 이어져 왔다.





'A' 등급 회사채와 국고채 간 신용스프레드도 연초부터 우하향하는 모습이다. 연초 120.6bp였던 신용스프레드는 전일 기준 105.5bp로 연초 대비 15bp 이상 줄었다.

또 'A+' 등급 이하 구간에서 3년 만기 미만의 단기물을 중심으로 신용스프레드가 가파르게 축소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A급 이하 비우량물이 강세를 보인 이유로 절대금리 메리트에 기반한 높은 캐리수요를 꼽았다. 금리인상을 우려한 기업들의 자금 선조달이 몰린 가운데 변동성 높은 장세에 투자자들이 방어적 스탠스를 보였기 때문이다.

캐리수요 확대는 투자자들이 단기물에 몰리는 상황도 연출했다.

이 같은 비우량 회사채의 수요 증가는 상반기 A급 기업들의 신용도 상승 추세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3개 신용평가사의 상반기 정기평정이 마무리된 결과 A급 이하 기업들을 중심으로 신용등급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평가사들의 정기평정이 시작되면서 신용등급 조정이 본격화된 가운데 실적개선이 이어지는 화학과 금융업종 기업들의 등급이 상향되고 있으며 특히 A등급 이하 하위등급을 중심으로 상향 조정이 눈에 띄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위등급 회사채의 수요예측이 감소하는 등 수급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더욱이 비우량채 쏠림 현상은 하반기에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오는 8월 이후 연기금 등 기관의 자금 집행을 앞두고 A급 이하 회사채의 강세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혜현 KB증권 연구원은 "회사채의 경우 A급의 가파른 스프레드 축소가 이미 상당 기간 진행됐음에도 홀로 스프레드 축소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A급 회사채를 비롯해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을 일부 상쇄할 수 있는 비우량 크레디트물 선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내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금리가 높은 크레디트 채권에 대한 관심이 더 집중되고 있다"며 "신용스프레드는 단기적으로 강세 전환할 가능성이 크고 상·하위 등급 간 금리 격차는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회사채 수요예측이 감소하는 우호적인 수급과 높은 캐리수요, 8월 이후 연기금 등 기관의 자금 집행 기대감으로 인해 기존 하위 등급 회사채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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