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급 순상환 전환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올해 상반기에만 미국에서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상된 탓에 국내 시장금리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부분 기업이 선제적인 자금조달에 나서는 모습을 연출했다.

상대적으로 우량한 신용등급에 속하는 AAA급과 AA급 기업들의 회사채 순발행은 늘어난 반면 BBB급 이하 회사채는 순상환하는 기조를 띠었다.

19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8조403억원의 순발행 기조를 보였던 일반 회사채시장은 올해 들어 약 10.4% 증가한 8조8천782억원의 순발행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지난 1분기부터 이어진 기업들의 선발행 기조가 2분기까지 이어졌다고 봤다.

국내 기업들은 차환 물량에 대해 선제적인 자금조달에 나서는 한편 대부분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하며 증액을 결정했다. 또 별도의 만기물량이 없더라도 시설·운영자금을 미리 확보해 놓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향후 있을 기준금리 상승에 미리 대비하자는 차원으로 풀이됐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상승에 대한 대응으로 발행사들은 2015년 이후 선발행에 나섰다"며 "회사채 발행목적 가운데 운영 목적은 뚜렷한 이유가 없을 때 기재하는데 이런 운영 목적 발행비중이 2014년 이후 증가하더니 2017년까지 50% 전후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선발행을 늘려왔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전체 회사채 발행규모는 올해 상반기에만 34조7천2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정도 증가했다.

이 가운데 최다 발행 상위 10개 그룹이 찍은 회사채는 16조7천533억원으로 전체의 48.2%를 차지했다. 또 지난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6월에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점도 국내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서두르게 했다고 분석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시장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회사채 조달금리 상승의 요인이 된다.

미 연준이 올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국내 기준금리 인상 시점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초 회사채 발행을 마무리한 신세계와 롯데칠성음료 등이 금리상승 등 불확실성을 감안해 선제 조달에 나선 대표적인 사례다.

대성홀딩스와 한미약품, LG하우시스, SK하이닉스, SK에너지 등도 기존 회사채의 만기를 6개월~1년 남기고 미리 선조달에 나섰다.

올 상반기 AAA급~A급 회사채들이 순발행하는 기조를 보인 반면 BBB급 회사채는 기관들의 인식 개선에도 1조4천여억원 순상환됐다.

박태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 진행 중으로 선발행 압력이 지속되고 A급 이하 비우량기업이 순발행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올 하반기 우량 기업의 선발행 및 비우량기업의 발행 재개로 순발행 기조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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