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상반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비우량 등급에 속하는 BBB급 회사채와 건설기업들의 회사채의 강세현상이 뚜렷했다. 이에 따라 많게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200bp 이상 발행금리를 낮추는 곳이 있는 한편 10:1의 유효경쟁률을 웃도는 기업도 관찰됐다.

19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8481)에 따르면 올 상반기 회사채 수요예측 규모는 총 21조9천800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채 총 발행금액이 34조7천274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12조7천474억원어치 증액 발행된 셈이다.

이는 AA급 우량 회사채에서 BBB급 비우량 회사채까지 수요예측에서 대거 오버부킹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상반기 수요예측에서는 BBB급 기업들의 강세발행이 두드러졌다.

스프레드(가산금리)를 가장 낮춘 기업은 신용등급 'BBB+'인 한화건설로 나타났다. 희망금리밴드를 -40bp~15bp로 제시한 한화건설은 개별민평금리 대비 -202bp 수준에서 발행금리를 정할 수 있었다.

신용등급이 'BBB+'로 같은 한솔테크닉스는 -171bp, 대한항공은 -148bp, 한솔테크닉스는 -142bp, 한진은 -80bp 각각 발행금리를 낮췄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관들의 연초 자금집행 타이밍에 맞춰 기업들이 발행을 서두르면서 수요예측 시장은 활발한 분위기였다"며 "글로벌 경기 호조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이 미국 국채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지만 수요예측 시장에서는 오버부킹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A급이 많이 포진된 건설기업들의 수요예측 흥행도 이어졌다.

신용등급 'A-'인 SK건설은 희망금리밴드 하단인 -30bp보다 낮은 -75bp 수준에서 가산금리를 결정했다. 롯데건설('A')은 -50bp, 한화건설('BBB+')은 -48bp, 태영건설('A')은 -35bp, SK건설('A-')은 -75bp만큼 각각 개별민평금리보다 낮게 회사채를 발행했다.

국내 건설사들이 발행한 회사채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대표되는 한반도 긴장완화의 혜택도 받고 있다는 평가다. 남북 경제협력과 미국 등 글로벌 투자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이경록 연구원은 "건설채 투자심리가 회복된 가운데 최근 남북 경협사업에 대한 기대감까지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건설채에 대해 단기간 실적호조가 나타날 것으로 보며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장기적인 사업 안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AA급 회사채는 우량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기관 수요를 대거 확보한 가운데 A급 기업들의 선방도 나타났다.

가장 많은 투자금이 몰린 종목은 SK하이닉스('AA-')가 발행한 회사채였다. 5년 만기 3천억원 모집에 1조원에 조금 못 미치는 9천9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현대오일뱅크('AA-')가 5년 만기 1천500 모집에 8천200억원, LG화학('AA+)이 5년 만기 2천400억원에 7천900억원, CJ대한통운('AA-')이 3년 만기 1천200억원 모집에 6천500억원 등을 확보하며 뒤를 이었다.

LS전선과 SK건설도 A급이라는 신용등급 리스크를 딛고 3년물에서 각각 8천100억원, 6천940억원을 확보하며 오버부킹했다.

기업들의 선발행 추세가 상반기에 몰리면서 지난 5월 말 39%에 달한 운영목적 발행비중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50%에 가까운 차환목적 발행비중이 하반기 들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공급물량이 상반기 대비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수요기반 측면에서는 크레디트물에 대한 캐리수요가 공고해 A급 크레디트 강세 기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태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 중 1건만이 미매각되는 등 고금리 채권의 수요가 강화됐다"며 "시장 충격이 없는 한 더 높은 금리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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