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 압박에 카드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지만, 올해 2분기 카드사들은 예상보다 긍정적인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카드가맹점 적격비용(원가) 재산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의 긍정적인 실적은 수수료 인하 논리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중 상반기 실적을 처음으로 발표한 KB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천686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했다.

작년 8월부터 시행된 영세·중소가맹점 범위 확대에 따른 가맹점수수료 하락에 이어 올해 2월 최고금리 인하로 현금서비스 금리 하락이 있었지만, 카드 사용이 늘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에 지난 1분기는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줄어든 카드사들이 많았지만 2분기에는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순수한 영업실적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개인신용판매 확대와 비용 효율성 제고 등으로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과 5월의 카드승인 실적은 지난해 대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 전체 카드승인 건수는 17억1천만 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10% 증가했고 승인금액 역시 64조6천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2% 늘어났다.

지난 4월에도 카드승인 건수와 승인금액은 각각 10.4%와 14.3% 증가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승인 실적이 늘어나는 것은 카드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난 1분기 실적 변동에 가장 큰 요인이 일회성 비용이었던 만큼 지난 2분기는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작아 실적이 안정화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이 최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는 등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퍼지면서 카드사들의 조달금리 상승세도 주춤하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긍정적인 실적이 예상되면서 추가 수수료율 인하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카드가맹점 적격비용(원가) 재산정은 현재 삼일PwC 회계법인이 연구용역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컨설팅의 결과가 나오면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여신금융협회, 금융위원회를 포함한 태스크포스(TF)팀에서 가맹점수수료 적격비용 산정 협의를 진행하게 된다.

카드 수수료율 조정은 '3년 주기 재산정 원칙'에 따라 TF가 10월쯤 마무리해 제출할 적격비용을 12월께에 심사하고 나서 내년 1월부터 새로운 수수료율 체계를 적용한다.

정부와 여당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및 저소득층 지원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을 거듭 언급함에 따라 적격비용 재산정 시 수수료가 낮아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및 저소득층 지원대책 당정협의'에서 "가맹사업법을 조속 개정해 가맹본부의 불공정한 횡포 막고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도 찾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지속적인 압박으로 카드수수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큰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긍정적인 실적을 발표하면 수수료 인하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실적이 좋아도 좋지 않아도 걱정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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