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지 주목된다.

통상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통화완화 정책을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리려 하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가 20일 신영증권과 함께 2000년 이후 기준금리와 성장률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성장률 예상치가 낮아진 가운데 금리 인상이 이뤄진 적은 두 차례 있었다.

가장 가까운 사례는 2008년 7월로, 한은은 당시 성장률 전망치를 4.6%로 종전보다 0.1%포인트 낮추고선 다음 달 기준금리를 5.25bp로 25bp 올렸다.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자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경기둔화를 우려했지만, 한은은 고물가가 불러올 경제 위험에 더 주목했다.

경기가 꺾이고 있지만, 기존 전망의 예상 경로를 밟는다면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논리였다.

2005년 7월도 비슷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한은은 그해 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로 0.2%포인트 낮췄다. 기준금리는 유지하다가 석 달이 지난 후 3.50%로 25bp 올렸다.

한은은 향후 경기회복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리 정책이 적어도 6개월 정도는 선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음 해 3%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점도 금리 인상 논거로 들었다.

올해도 과거처럼 성장률 전망 하향 후 금리 인상이 이어질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 성장률 하향과 금리 인상 조합이 가능했던 것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당시 목표치인 3%를 상회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성장률 전망치 하향이 소폭에 그쳤기 때문이다"며 "이번에도 성장률 하향 폭이 크지 않고, 물가상승률이 4분기에는 2% 부근 등락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연내 금리 인상은 가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금리를 올리겠다는 신호를 준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기획재정부가 사실상 경기 부양책을 꺼내 든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8월 금융통화위원회가 흥미진진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기준금리 추이, 출처:인포맥스(화면번호: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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