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금융지주계열 보험사들이 독립보험대리점(GA)을 자회사로 두지 못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GA 판매채널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비금융지주 보험사들은 판매 자회사를 통해 설계사를 관리하고 있지만, 금융지주 보험사들은 금융지주회사법에 막혀 있기 때문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GA 자회사 설립 추진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신한생명은 올해 판매 자회사 설립을 목표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준비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가 금융지주 자회사는 보험대리점 업무를 영위할 수 없으므로 GA를 손자회사로 소유할 수 없다고 법령해석을 내리면서 제동이 걸렸다.

금융지주회사법에서 금융지주 산하에 자회사를 병렬적으로 배치해 시너지 등 업무상 연관이 있는 경우 외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를 지배할 수 없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GA 설립 작업은 현재 진행하지 않으며 GA 시장 동향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직간접인 지원을 통해 GA를 관리하던 관행도 내년부터 금지되면서 판매 자회사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다.

내년 4월부터 보험상품을 일정 수준 이상 팔아주는 대가로 보험사가 GA에 사무실 임차료를 대신 내주던 우회 지원 등이 전면 금지된다.

판매 자회사를 두지 않고 있는 보험사의 경우 GA에 대해 지원을 하지 못하게 되면 영향력이 작아져 영업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GA는 주요 보험 판매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지난해 전체 보험 모집액 가운데 GA가 차지하는 비중은 49.4%로 38조4천억 원에 달했다.

GA의 급성장으로 보험사의 전속설계사가 GA로 이동하는 경우도 잦아지면서 작년 말 GA 소속 설계사는 22만3천 명으로 보험사 전속설계사 18만9천 명보다 많았다.

이에 보험사들은 전속설계사 이탈을 위해 판매 자회사 설립에 나섰다.

판매 자회사의 경우 생명보험 상품은 자사의 상품만 팔 수 있지만, 손해보험 상품은 여러 회사와 제휴해 팔 수 있어 전속설계사들이 다른 GA로 이탈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현재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라이나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 판매 자회사를 두고 있다.

비금융지주 보험사가 판매 자회사를 두면서 GA 판매채널을 관리하는 것과 달리 금융지주 보험사는 이러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 보험사들은 신한생명의 GA 설립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GA에 대한 임차료 지원 등이 금지되면 직간접적인 지원으로 GA를 관리해왔던 보험사들은 영업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이에 일부 보험사들이 GA 지분을 취득해 계열사로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금융지주 보험사는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법 개정이 선행돼야 금융지주 보험사의 GA 자회사 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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