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임에 따라 위안화 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중국은 추가적인 완화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위안화 추가 약세는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역외에서 위안화 가치 하락 폭이 커져 역내외 환율 격차가 큰 폭으로 벌어지고 있고, 위안화의 급격한 약세가 계속되면 심각한 자본유출이 나타날 위험이 있어 인민은행이 언제까지 위안화 약세를 두고 볼지 관심이다.

지난 19일 역외에서 거래되는 달러-위안 환율은 장중 0.95% 상승한 6.8080위안까지 올라 작년 7월11일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본토에서 거래되는 달러-위안은 1.06% 높아진 6.7870위안까지 올랐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0.23% 절하 고시하면서 11개월 만에 달러-위안 환율을 6.7위안 위쪽에 고시한 것이 위안화 매도세를 부추겼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3개월 동안 8%가량 하락했다.

한 달 전 만에도 역내와 역외 환율은 거의 같았지만, 역외 위안화 가치가 0.5%가량 더 절하된 상태에서 움직이면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본토보다 위안화를 비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내외 환율 격차로 인민은행이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홍콩 소재 미즈호은행의 켄 충 스트래티지스트는 "역내외 스프레드 확대 때문에 경계심이 커진다"면서 "만약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약세 심리를 통제하기 위한 인민은행의 조치가 촉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CMC마켓츠의 마가렛 양 애널리스트는 CNN머니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통화정책이 반대로 갈리면서 중력이 또 한 번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위안화 가치가 얼마나 더 떨어지느냐에 있다.

스코샤은행의 치 가오 애널리스트는 위안화가 달러화에 2%가량 더 떨어질 것이라면서 이때가 되면 인민은행도 위안화 하락을 막기 위해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한나 앤더슨 스트래티지스트도 "중국 당국은 어떤 방향으로라도 위안화가 너무 급격하게 움직이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달러-위안 환율이 6.8~7위안 범위가 될 때마다 시장 참가자들이 주의를 기울인다면서 이때마다 인민은행이 방어적 조처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위안은 거의 2년간 6.8위안 아래에서 움직였다. 지난 2015년 여름 위안화 폭락 때 달러-위안이 7위안에 근접하자 중국은 자본통제에 나섰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과거 경험에 미루어 볼 때 "중국은 위안화 약세에 대응하는 강력한 조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 3일과 12일 위안화를 매입하고 달러화를 매도하는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지만 모두 일회성 조치로 평가된다.

일부에서는 지난 2015년 여름처럼 위안화 매도세 이후 이어진 증시 폭락이 재현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상하이증시의 거래량이 2천억 위안을 하회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시장참여가 부진하다는 지표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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