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놨다.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을 제어하기 위한 목적인지는 알 수 없으나, 달러 약세 선호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드러냈다.

그동안 트럼프 발언이 글로벌 달러 흐름에 중대한 전환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달러 강세가 주춤하고 달러-원 환율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CNBC 인터뷰에서 "우리가 올라가고 올라갈 때마다 그들(연준)은 금리를 다시 올리고 싶어 한다"며 "정말로 그것에 대해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은 돈을 쉽게 만들고 통화는 내려가고, 중국 통화는 바위처럼 떨어지고 있다"며 "우리 통화는 올라가고 있어서 불리한 입장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기가 좋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이나 일본은행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어서 연준이 미국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달러 인덱스(G10)는 95.4에서 94.8로 추락했고, 달러-위안은 6.80위안에서 6.76위안으로 급락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의 '점진적 금리 인상이 최선'이라는 발언 이후 가팔라지고 있는 달러 강세 분위기에 제동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 개입성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달러 인덱스(G10) 기준으로 100 이상에서는 달러 약세 선호 발언을, 90 아래에서는 달러 강세 지지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른바 트럼프 밴드다.







지난해 1월 16일(현지 시간) 당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달러 가치가 지나치게 강세다"며 "미국 기업이 (중국과) 경쟁할 수가 없는 것은 달러 가치가 너무 높아서고, 이는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규제 완화 또는 법인세 감면 등의 트럼프노믹스 기대로 국제금융시장에 달러 초강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나온 구두개입이다.

당시 달러 인덱스(G10)는 101 수준이었는데 트럼프 발언에 달러 약세 현상이 시작됐다.

달러-위안(CNH)은 약 6.84 레벨이었고, 달러-원 환율은 1,170∼1,180원대에 있었다.

같은 해 4월 12일(현지 시간) WSJ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가 너무 강하고 궁극적으로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금리 정책을 좋아한다고도 했다.

당시 달러 인덱스 100 언저리였고, 달러-위안은 6.88위안 정도였다.

달러-원 환율은 1,140원대에서 트럼프 발언에 1,120원대로 급락한 바 있다.

이후 달러 가치는 꾸준히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25일 다시 구두개입을 했다.

세계경제포럼(WEF) 참석차 스위스에서 가진 CNBC와 인터뷰에서 "달러는 점점 더 강해질 것이고, 궁극적으로 나는 강한 달러를 보길 원한다"고 말했다.

하루 앞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달러화 약세가 무역과 기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좋다"며 달러 약세 선호 발언 파장을 무마했다.

달러 인덱스가 88로 떨어진 뒤 나온 발언이다.

달러-위안은 6.3위안, 달러-원은 1,150원대였다.

달러 가치는 구두개입 이후 크게 밀리지 않고 횡보 흐름을 보이다가 4월 중순부터 본격으로 뛰어 올랐다.

국제금융시장의 한 전문가는 "이번 발언은 통화정책과 연관돼 있어서 단언할 수 없지만, 연준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구두개입은 결과적으로 환율 흐름에 가장 강력한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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