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과 미국 금리가 7월 들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20일 채권 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의 상관 계수는 7월 들어 마이너스(-)0.412를 나타냈다.

상관계수는 1에서 -1까지의 범위다.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1에 가까울수록 반대 방향으로 이동한다.

한미 금리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은 7월 들어 두드러졌다.

6~7월은 0.885로 1에 가깝고, 1~7월을 보면 0.538로 수치가 높지는 않지만 양의 상관 관계를 나타낸다.

7월 한미 금리가 음의 상관관계로 전환한 이유는 국채 10년 금리는 하락세를 나타낸 반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소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두 국가의 금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자 스프레드는 확대됐다.



<미국 국채 10년물과 국고채 10년물 금리. 하단은 스프레드>



금리 차 확대의 원인은 국내 경기에 대한 불안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한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이 없는 동안은 금리차가 더 커질 수 있다"며 "국내 기관들의 생각은 국내 경기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계 보고서들도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동결까지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국내 금리의 상승을 바라기가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국내 경기 상황 악화는 한국은행과 정부도 인정하는 바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3.0%에서 2.9%로 0.1%포인트 낮췄다.

국내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하던 정부도 18일 한국은행과 동일하게 전망을 수정하면서 경기의 하강 국면 진입을 사실상 인정했다.

금리차 확대는 금통위원의 우려도 일으켰다.

고승범 한국은행 금통위원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올해와 내년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라며 "시장금리 역전이 장기화하거나 역전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 위원은 국내외 금리 차가 자본 유출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염려했다.

다만 한미 금리의 격차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동조적인 흐름 속의 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리 격차 확대는 일종의 관리일 뿐이지 국내 금리의 방향 자체가 미국을 따라가지 않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점도표 상으로 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금리 인상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긴 하지만 (금리를) 올리지 않고 가만히 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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