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달러 강세 비판에도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상승 가도는 멈추지 않고 있다.

20일 서울환시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3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지난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는 1,139원대까지 오르면서 '빅 피겨(큰 자릿수)'인 1,140원대를 넘보게 됐다.

특히 런던 금융시장이 개장한 후 역외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현저한 역외 롱심리가 확인됐다.

차트상으로도 달러-원 환율은 주요 저항선을 모두 뚫고 올라서 추가적 상단을 열어두고 있다.





<달러-원 환율 일목균형표 추이와 기술적 보조지표(RSI, MACD)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

일간 기준 상대 강도지수(RSI)는 전일 기준 66.41로 과매수권인 70 아래에서 등락하고 있다. 일목균형표상의 양운도 점차 두께를 더해가는 가운데 이동평균 수렴·확산지수(MACD)도 상승 신호를 보내고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달러화와 관련한 구두개입성 발언에 달러-원 환율 상승에 속도 조절이 있겠으나 시장에 '밀리면 사자'는 심리가 강하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CNBC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달러화 강세가 우리에게는 불이익을 가져다준다"면서 "위안화가 너무 빨리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달러 약세 선호 발언에 속도 조절은 되겠으나 방향은 상승 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달러인덱스가 밀리긴 했지만, 원화만 놓고 보면 일단 상승세가 꺾일 모멘텀은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롱심리가 일단 살아 있고 역외 매수 수요가 많다"며 "심리적으로 파는 쪽은 관망하는 모습이고 달러 강세에 기댄 역외 세력 플레이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NDF에서 현물환 개장가보다 더 오르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고 역내 수급에 눌려도 런던에서 오른다"며 "역외 인트라데이 포지션이 늘어나면서 롱 구축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수급상으로도 장중 수출업체 네고 물량은 물러나는 모습이다.

달러-원 추가 상승 기대에 래깅(lagging·물량 출회 지연)하는 모습을 보여 당분간 상단이 가벼운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D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수급상 특이한 점은 달러-원 환율이 오르면 네고 물량이 나오는 게 아니라 수입업체 결제 물량이 급하게 나오는 모습"이라며 "심리와 수급, 재료가 달러-원 상승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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