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가운데 드물지만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들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19일(미국시간)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최우선 순위로 여기는 미국에서 대통령이 연준을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과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등은 연준의 정책에 대해 불만스러운 태도를 보인 바 있다고 보도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1972년 재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처럼 연준이 저금리를 유지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서 번스 당시 연준 의장에게 "시중 유동성이 과도하다는 우려는 헛소리(bullshit)"라며 "이렇게 일찍 대통령직을 내려놓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매체는 닉슨 전 대통령이 재선을 염두에 두고 연준이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도록 번스 전 의장을 압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레이건 대통령도 통화정책에 대해 불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82년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그는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의 전략을 두고 '변덕스럽다(erratic)'고 지적했다.

볼커 전 의장은 기준금리를 20%까지 높였다가 10% 이하로 낮추는 등 금리를 공격적으로 조절한 바 있다.

한편,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앨런 그린스펀 연준 전 의장이 1990년대 초에 금리를 적극적으로 인하하지 않아 불황이 왔고 빌 클린턴의 대통령 당선으로까지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다만, 부시 대통령의 연준 비판은 퇴임 6년 뒤에 나왔다.

이런 전례에 비춰봤을 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한층 더 유별난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직설적으로 통화정책에 관해 비판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이 달갑지 않다면서 대통령이 통화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전례 없는 행위에 대해서도 괘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준 전 관계자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프레더릭 미슈킨 연준 전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는 위험한 신호라고 경고했다.

리처드 피셔 전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대통령이 연준의 정책 결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래리 린지 연준 전 이사는 대통령의 발언이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 독립성에 대한 공격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면서 특별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독립성에 대한 공격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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