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율 발언 이후 중국이 위안화를 1% 가까이 절하해 환율전쟁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CNN머니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6.7671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장보다 위안화 가치를 0.90%가량 내린 것이다.

이로써 위안화는 달러화에 작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위안화는 글로벌 무역전쟁이 악화한 이후 지난 3개월간 거의 8%가량 하락해 중국이 무역전쟁의 도구로 위안화를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통화가치 하락은 자국의 수출 경쟁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중국이 무역전쟁이 격화할수록 위안화 약세를 오히려 용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앞서 달러 강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악화를 언급해 간접적으로 약달러를 선호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과 중국의 통화가치는 하락하는 반면 달러화는 오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우리가 불리한 입장에 있다"고 언급했다.

FX스트리트에 따르면 ABN암로의 아르젠 반 디이크후이젠 이코노미스트는 "3월 고점 대비 위안화가 8%가량 하락했고, 6월 중순 이후로는 5.5% 하락했다"라며 "미국과의 무역갈등 고조가 위안화 약세의 주요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환율을 더 시장에 따라 움직이도록 해 기준환율에 미치는 시장의 힘이 더 커졌다며 "무엇보다 일부 환율 약세는 관세 상승에 따른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미국과의 무역전쟁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무역전쟁의 도구로 활용하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2015년 8월과 2016년 1월 통화가치 절하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해 금융시장이 요동친 때를 재연시키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즈호은행의 켄 청 선임 외환 전략가는 이날 고시된 기준환율은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겠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빠르고 급격한 절하는 자본유출 압력을 높여 금융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디이크후이젠 이코노미스트도 "중국은 2015~2016년의 시장 요동에서 분명한 교훈을 배웠을 것"이라며 "어느 한쪽으로의 위안화 절하는 대규모 자본유출을 촉발해 외환보유액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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