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뒤 증권사 인수해 합병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우리은행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자 우리종합금융의 증권사 전환을 추진한다.

지주사로 전환하기 이전에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해 증권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서, 지주사 전환을 완료한 이후 증권사를 인수해 합병하는 방식으로 덩치를 키운다는 복안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우리종금 증권사 전환을 목표로 제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전이라도 가능한 빨린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은행이 이처럼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비은행 부문 강화라는 지주사 설립 목적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우리은행은 2013년 우리투자증권을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저축은행과 묶어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한 데 따라 증권 계열사를 보유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KB금융이나 신한금융, 농협금융과 달리 비은행 부문의 수익 기여도가 미미하다.

상반기 우리은행 당기순이익 1조3천59억 원 중 핵심 계열사인 우리카드의 수익은 676억 원, 우리종합금융은 147억 원에 불과했다.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하더라도 종금 라이선스는 10년간 유지된다. 종금업무에 더해 증권업무를 진행할 수 있어 우리은행으로서는 잃을 게 없는 선택인 셈이다.

종금사의 증권사 전환은 근거 규정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있어 인가가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종금 증권사 전환 후에는 인수·합병(M&A)과 유상증자를 통해 체급을 키울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계열 증권사의 적정 자기자본 규모를 최소 3조~4조 원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M&A는 지주사 전환 후 추진한다.

우리은행이 지주사가 되면 출자 여력이 현행 7천억 원에서 7조6천억 원가량으로 10배 급증한다.

은행은 은행법상 자기자본의 20%라는 출자 한도가 있지만 금융지주회사는 이런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종금 증권사 전환은 다만 금융당국의 징계라는 마지막 관문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종금은 1994년 투자금융사에서 종금사로 전환하면서부터 종합금융사 법에 따라 외환·장외파생 관련 업무를 하면서 금융투자업 관련 인가를 받지 않았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다만, 우리종금의 미인가 업무가 고의성이 없는 데다 금융투자업에 관련 규정이 모호하게 명시된 데 따라 징계 강도가 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종금 증권사 전환 외에도 지주사 출범 전 운용사와 부동산신탁사 등을 자회사로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증권사 M&A와 달리 운용사나 부동산신탁사는 지주사 전환 전에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신탁사의 경우 금융당국이 연내 1~2곳을 추가로 인가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라 부동산신탁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도 대비해 적당한 매물을 찾고 있다.

캐피탈사는 지주사 출범 후 계열사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사모펀드(PEF)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아주캐피탈의 지분 일부를 간접 보유하고 있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아주캐피탈 지분 74.03%를 3천100억 원에 인수할 때 우리은행이 1천억 원을 출자하면서 펀드 만기 시점에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아주캐피탈 인수를 빠르게 추진하기보다는 펀드가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 7월 이후로 무게를 두고 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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