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무역전쟁에 취약해져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외환시장 거래에 무역전쟁이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엔화 약세로 가늠해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통상 일본 엔화는 안전자산으로 간주돼 불확실성의 시기에 오르지만, 최근 엔화가 하락하는 것은 무역전쟁에 따른 타격이 일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무역전쟁 여파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크레디 스위스의 앨비스 마리노 트레이딩 전략가는 19일(현지시간)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달러-엔이 무역전쟁의 영향을 보다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엔화는 미 달러화에 대해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또 지난 6일 미국이 중국에 대해 34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발효했다는 소식 이후 엔화는 달러화에 전날까지 2.5%가량 하락했다.

마리노는 엔화의 하락은 달러의 전방위적인 강세에 기인한 것이지만 "일본이 다른 주요 10개국(G10)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더 무역 문제에 노출돼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이어 미국의 4대 주요 수출국이다.

마리노는 "영향을 받는 상품을 기준으로 할 때 (일본은) 미국 관세에 매우 직접적으로 더 많이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마리노는 달러에 고정된 위안화와 비교하면 엔화는 최근 무역분쟁에서 훨씬 더 취약해진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 위안화가 달러화에 절하되고 있지만,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급격한 하락은 방어할 것이라는 시장의 믿음이 여전히 깔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위안화의 급락으로 2015년과 같은 금융시장 혼란이 재발하길 원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마리노는 무역분쟁이 강화될 때 투자자들의 우려를 가장 잘 반영하는 통화가 엔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엔화가 하락할 때 신흥시장 통화가 특히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노스웨스트 패시지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윌 슬로터는 트위터를 통해 "아시아 통화 약세는 새롭게 등장한 엔화 약세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엔화와 한국 원화 약세는 다른 아시아 무역 경쟁국의 통화가치를 수출 바스켓 통화 대비 절하시켜 일종의 악순환(doom loop)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적 상관관계가 역전된 상황에서 나는 달러-엔이 특히 신흥시장 통화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 엔화가 약세를 유지하는 한 신흥 아시아 통화가 미 달러화에 계속 절하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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