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20일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 발표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관세 위협 등에 혼조세로 출발했다.

오전 9시 50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75포인트(0.12%) 하락한 25,033.75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4포인트(0.05%) 내린 2,803.0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94포인트(0.23%) 상승한 7,843.24 에 거래됐다.

시장은 미국과 주요국의 무역전쟁 가능성을 재차 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 등 핵심 인사의 험악한 발언이 경계심을 재차 강화했다.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도 지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중국산 제품, 5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우리는 엄청난 규모까지 왔다"라며 5천억 달러까지 도달할 수 있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5천억 달러까지 갈 준비가 됐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정치를 위해 이것을 하는 것은 아니다"며 "나는 우리나라를 위해 옳은 일을 하고자 이것을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아침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미국은 불법적인 환율조작과 나쁜 무역으로 잃어버린 것을 탈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 달러 강세를 유발한다면서 비판을 내놓은 데 이어 이날 트위터를 통해서도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가 기업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면서 비판을 내놨다.

그는 "현시점에서 타이트닝은 우리가 한 모든 것을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외 미국 핵심 인사들의 중국에 대한 비판도 거세졌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문제는 시진핑 주석이다"며 "그는 움직이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지식재산권과 기술 이전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어떤 옵션도 내놓지 않았으며, 이 문제가 단순히 미국 제품을 더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시 주석이 오는 11월 중간선거까지 버티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약해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는 주장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시도와 관련해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며, 부과 시 유럽도 보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경고를 내놨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다음 주 워싱턴에서 자동차 관세 관련 담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업들의 긍정적인 실적 발표가 이어진 점은 증시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전일 장 마감 이후 호실적을 내놓은 마이크로스포트(MS) 주가가 장 초반 3%가량 오르며 시장을 이끌었다.

제너럴 일렉트릭(GE) 이날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 다만 GE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올랐다가 이후는 반락해 장 초반 4% 가까이 떨어지는 등 부진했다.

이날은 경제지표 발표가 없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 및 미 경기 상황에 대한 자신감을 유지하면서도, 트럼프 발언이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BMO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의 마이크 다우달 투자 전략가는 "전반적으로 시장의 기초체력은 양호하다"며 "양호한 실적 시즌이 되겠지만, 이미 가격에 많이 반영돼 있어 극적인 주가의 상승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수차례 그의 트위터 발언에 휩쓸렸지만, 그의 발언에 대해 회의론을 유지하는 것이 옳았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을 좌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주요국 주가는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70% 내렸다.

국제유가는 반등했다.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40% 상승한 69.74달러에, 브렌트유는 0.81% 오른 73.17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5.3% 반영했다.

jw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