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등에 대한 비판으로 무역전쟁 우려가 다시 커진 점과 달러 약세 안도가 뒤섞이면서 소폭 하락해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에 대해 연이어 비판했음에도 하락했다.

달러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 유가는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산유국 증산에 따른 초과 공급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달러 강세가 우리에게는 불이익을 가져다준다"면서 "위안화가 너무 빨리 떨어지고 있다(dropping like a rock)"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도 달러 강세를 촉발하고 있다면서 이례적으로 연준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도 내놨다.

그는 또 이날 트위터를 통해서도 "중국과 유럽연합(EU) 및 다른 나라들은 자신들의 환율을 조작하고 금리를 낮게 했다"며 "반면 미국은 금리를 올리고 있고, 달러는 매일 더 강세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현시점에서 타이트닝(통화 긴축)은 우리가 한 모든 것을 해칠 것"이며 "미국은 불법적인 환율조작과 나쁜 무역으로 잃어버린 것을 탈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예고 발언에 전일 주식과 채권, 외환시장이 즉각적으로 반응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달러화만 크게 반응했다.

주요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장중 한때 95.656까지 고점을 높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뒤 급락세로 전환해 전일 하락 마감했으며 이날도 0.79% 추가로 내렸다. 이날 하루 하락률은 최근 3주래 가장 컸다.

무역 분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5천억 달러, 다시 말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위협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무역갈등과 관련해 중국 시진핑 주석이 문제라는 비판을 재차 내놨다.

그는 "문제는 시 주석이다"며 "그는 움직이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또 지식재산권 탈취와 기술 이전과 관련해 어떤 옵션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이는 우리 상품을 사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다"고 주장했다.

또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위안화를 조작했는지를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는 발언을 내놨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없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미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연준이 금리 인상을 보류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금리 인상 시 수익률 곡선의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38포인트(0.03%) 하락한 25,058.1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66포인트(0.09%) 내린 2,801.8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10포인트(0.07%) 내린 7,820.20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0.15% 올랐다. S&P 500지수는 0.02% 상승했고, 나스닥은 0.07% 떨어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유럽연합(EU)은 물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을 직설적으로 비판한 여파를 주시했다.

그동안 달러 강세가 향후 미국 기업의 수익을 저해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으나 최근 달러 약세는 증시에 안도감을 제공했다.

아시아시장에서 약 2년 만에 최저치 수준으로 절하됐던 중국 위안화도 낙폭을 회복했다.

무역 우려에 하락 출발했던 주요 지수는 달러 약세에 장중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주요 기업의 탄탄한 실적도 주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전일 장 마감 이후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보이며 시장을 이끌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까지 실적일 발표한 S&P 500 기업 중 83%는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성적표를 내놨다.

종목별로는 이날 종목별로는 MS가 1.8% 올랐다. 허니웰은 3.8% 상승했다.

반면 제너럴 일렉트릭(GE) 주가는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에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최고경영자가 올해 실적이 회사가 제시한 전망치(가이던스)의 하단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발전 부분의 어려움도 지속하고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여파로 반락해 4.4% 하락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필수소비재 분야가 0.59% 오르며 가장 선전했다. 금융주는 0.2%, 기술주는 0.09% 올랐다. 반면 유틸리티는 0.76%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를 유지하면서도 무역전쟁 불확실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스파르탄 캐피탈 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경제학자는 "트럼프의 발언으로 무역전쟁 우려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다"며 "이는 시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6.9%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08% 하락한 12.8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 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5.0bp 상승한 2.895%에 거래됐다.

이번 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6.4bp 올랐다. 하루 상승률과 주간 상승률은 5월 18일 이후 최대다.

최근 며칠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매도세가 나와 급등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6.6bp 오른 3.031%를 나타냈다. 지난달 22일 이후 최고치로, 다시 3%대에 진입했다.

하루 상승률로는 5월 15일 이후 최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번 주 9.7bp 뛰어올라 역시 5월 18이라 끝난 주간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6bp 상승한 2.599%를 기록했다. 이번 주 1.7bp 오르는 데 그쳤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5.2bp에서 이날 29.6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채권 시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집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며 전일 상승분을 되돌렸으며 특히 장기물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발언이 연준의 독립성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지만, 연준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억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그동안 투자자들은 단기 수익률을 올리며 수익률 곡선의 플래트닝을 만들어왔다.

R.W. 프레스프리치의 래리 밀스테인 대표는 "이번 주는 연준의 정책에 집중했다"며 "이날 움직임은 포지션 조정에 따른 것으로 수익률 곡선이 다소 스티프닝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발언에 반사적으로 보였던 반응을 일부 되돌렸다"며 "시장은 트럼프가 연준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식했고 그 반작용으로 수익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장기 흐름은 플래트닝이며 투자자들은 다시 플래트닝 거래를 준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짐 우설리반 수석 경제학자는 "연준이 계속해서 긴축 정책을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상 비판에도 연준은 긴축 정책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무역 정책이 성장을 저해할 주요 문제가 아니며 행정부의 무역 도발이 성장의 성장에 주된 위험요인"이라고 덧붙였다.

FS인베스트먼트의 라라 라메 미국 수석 경제학자는 "트럼프의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정책을 의미 있게 바꾸려는 실제 의도보다는 허풍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최소 2번 더 금리인상 가능성을 61.7% 반영했다. 지난주 56.6%에서 이날 초반 58.7%로 올랐고, 장 후반에는 더 높아졌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51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12.48엔보다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725달러에 움직여 전일의 1.1644달러보다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0.76엔을 기록, 전장의 130.91엔보다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79% 내린 94.423을 기록했다. 하루 하락률로는 최근 3주 동안 내에서 가장 크다.

전날 달러지수는 95.656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로 치솟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급락세로 돌아섰으며 이날까지 이틀 연속 강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이번 주 0.3% 하락했으며 이번 달 들어서도 0.2% 내림세로 전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달러 강세에 대해 비판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날도 상대국과 다른 금리 인상, 이에 따른 달러 강세가 미국 경제 성장에 좋지 않다며 비판의 강도를 한층 더 높였다.

액티브트레이드의 카를로 알베르토 드 카사 전략가는 "시장은 트럼프의 발언을 고려하고 있으며 실제로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산 제품 5천억 달러 전체에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위안화는 급락했다가 다소 회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5천억 달러까지 갈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위안화가 너무 빨리 떨어지고 있다(dropping like a rock)"며 위안화를 지목하기도 했다.

이날 달러-위안은 6.7671위안을 기록했다. 전일 6.7907위안에서 하락했지만, 이날도 장중 6.8365위안까지 올라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점을 더 높였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만(BBH)의 마크 챈들러와 윈 틴 전략가는 "위안화의 약세 속도를 볼 때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무기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며 "그러나 그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들은 "위안화 약세는 지난 1년 강세에 따른 것이며 중국 중앙은행이 디레버리징을 위해 노력하면서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사용하기 때문"이라며 "위안화가 약세라기보다는 달러가 강세"라고 주장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주말 열리는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의에서 나올 무역과 글로벌 경제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일부 외신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이 위안화를 조작했는지를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1.4%) 상승한 70.4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0.8%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수급 여건의 변화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달러 강세 비판 등을 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와 자신의 트위터 등을 통해 달러 강세에 대한 고강도 비판을 이어갔고, 이에 따라 최근 강세 추세를 이어가던 달러는 이날 약세로 돌아섰다.

주요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장중 한때 95.656까지 고점을 높였지만, 이날은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94.433까지 떨어졌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 약세는 유가에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전일 원유시장을 공급 초과 상태로 이끌지는 않을 것이란 발언을 내놓은 점도 지속해서 유가에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사우디는 7월 원유 수출은 지난달과 동일하고 8월에는 7월보다 하루평균 10만 배럴 줄어들 것이라고 하는 등 최근 급부상한 초과 공급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진화했다.

미국 내 원유시추 장비가 모처럼 줄어든 점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원유시추업체 베이커 휴즈는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가 858개로 전주보다 5개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다만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 가능성과 이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우려는 유가의 상승을 제한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유가 반등에도 상승 동력은 크지 않다고 봤다.

에이곤 에셋 매니지먼트의 올라프 덴 휴벨 수석 투자 책임자는 "대규모 관세가 세계 경제 성장에 미칠 영향은 막대할 것이며, 원유시장에도 강한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타이케 캐피탈 어드바이저리의 타리크 자히르 연구원은 "원유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며 "유가의 약세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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