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이번 주 달러화는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달러 강세 비판 발언에 환율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위안화 약세를 모니터링하고, 중국의 환율 조작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이런 우려를부추길 전망이다.

자동차 관세 우려를 자극하고 있는 트럼프와 유럽연합(EU) 당국자의 회담과 26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도 달러화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1일 달러-엔 환율은 전장대비 1.07엔(0.95%) 급락한 111.37엔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0081달러(0.70%) 오른 1.1721달러를, 유로-엔 환율은 0.35엔(0.27%) 떨어진 130.57엔을 나타냈다.

지난주 후반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달러 비판 발언에 하락했다.

트럼프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이 "달갑지 않다"고 발언하고, 달러 강세가 자국의 수출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이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는 "중국과 EU, 다른 나라들이 자국 통화를 조작하고, 금리를 더 내려왔다"라며 "반면 미국은 금리를 올리면서 달러는 매일 매일 점점 더 강해지고, 우리의 큰 경쟁 우위를 빼앗고 있다"라고 재차 비판했다.

해당 발언은 미국의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우려를 촉발했다.

스코샤뱅크의 애널리스트들은 "환율이 트럼프의 레이더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은 시장에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은 환율 정책에 때때로 벌이지는 이 같은 급습은 못 본 척할 수 있지만, 달러에 부정적인 트윗이나 코멘트가 꾸준히 지속할 경우 이를 무시하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위안화 약세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중국의 환율 조작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이러한 우려를 더욱 부추겼다.

므누신은 한 외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재무부의 반기 보고서에서 위안화에 대한 환율 조작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위안화를 무역전쟁의 도구로 활용할 것으로 우려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위안화 약세가 그들에게 불공평한 이익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그들이 환율을 조작했는지 여부를 매우 신중히 검토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재무부의 다음 반기 환율보고서는 오는 10월 15일경 나올 예정이며 이는 상반기 6개월간의 상황을 반영해 결정된다.

위안화는 역외 시장에서 달러당 6.83위안을 돌파하며 1여년래 최저치를 경신했으나 당국 개입설에 6.77위안으로 강세 전환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위안화 약세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당국이 무역전쟁의 카드로 위안화 절하를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므누신 장관은 21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전액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최소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 전액인 "5천억 달러어치에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한 위협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는 지금까지 달러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관세 규모가 커져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갈 경우 달러화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하는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트럼프의 회동은 글로벌 무역전쟁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융커 위원장은 25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해 무역분쟁 해소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0%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했고, EU도 미국 정부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그에 상승하는 보복조치를 내놓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관세가 수입자동차에까지 미칠 경우 글로벌 무역분쟁은 또 다른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ING는 미국의 긍정적인 경제지표가 없을 경우 달러-엔이 몇주내 110엔을 밑돌 위험이 있다며 글로벌 무역전쟁이 고조되면 엔화가 다시 안전자산 통화로 부각돼 달러-엔이 105~108엔 구간대로 재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주 26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도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CB는 이번 주 주요 정책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 금리 인상 시기에 새로운 힌트를 줄지 주목된다.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올해 말 종료되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종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내년 9월경 마이너스인 예금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26일 미국의 6월 내구재수주와 27일 발표되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지표가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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