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달러-위안(CNH) 환율을 따라가는 달러-원의 추종 경향이 최근 약해지기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우려에 지난달 하순부터 원화가 위안화와 거의 같은 속도로 절하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원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다.

수출업체 네고 물량 등으로 상단이 눌린 데다, 그동안의 가파른 상승 속도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6월 12일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

북미정상회담 기대에 따른 원화 강세 심리가 일거에 되돌려졌고 같은 시점에 있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무역갈등 재료도 반영됐다.

위안화 역시 같은 시점인 6월 중순부터 절하 흐름을 개시했다.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직접적인 이슈로 받아들이면서 달러-위안 상승세가 거세졌다.

원화와 위안화는 지난 4월 중순부터 올랐던 글로벌 달러 가치를 빠른 속도로 따라잡기 시작했다.

6월 13일부터 6월 말까지 원화(-3.5%)와 위안화(-3.4%)의 절하폭은 거의 같았다. 달러 인덱스(G10) 가치가 1% 오른 것보다 약세 흐름이 강했다.

반면 7월 들어서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지난 20일까지 위안화는 2.4% 절하됐으나 원화는 1.7% 가치가 떨어졌다.

달러 인덱스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원화가 위안화 약세를 그대로 쫓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이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달러-위안보다 많이 내렸다.

뉴욕 NDF 달러-원 1개월물은 1,127.3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와 전 거래일 현물환 대비 5.70원, 약 0.5% 절상됐다.

달러-위안화는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6.793위안에서 6.770위안으로 0.3% 밀린데 불과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달러-위안이 오를 때는 덜 오르고, 하락할 때는 더 많이 밀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금리 인상 및 이에 따른 달러 강세를 비판한 파장이 원화에 더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국제금융시장의 한 전문가는 "기본적으로 위안화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달러 강세 되돌림 때문에 갑자기 달러-원이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전문가는 "환율전쟁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장에 불안 심리가 크다"며 "위아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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