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윤성현 기자 = 금융감독원이 신용평가사를 대상으로 검사에 착수한다. 최근 신평사 책임론이 거론된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이하 CERCG)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해서도 들여다본다.

2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초에 4곳의 국내 신평사 관계자들을 만나 테마검사에 착수할 것을 알렸다.

오는 8월 나이스신용평가와 서울신용평가를 시작으로 오는 10월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에 대한 테마검사를 시행한다.

신평사별로 검사 기간은 일주일 정도 소요될 방침이다.

이번 테마검사는 금감원의 신용평가분석실 신용평가팀에서 주도한다. 연초 자산운용국에서 신용평가분석실로 이동한 후 처음으로 진행하는 검사인 셈이다.

금감원이 테마검사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볼 부분은 '신용평가방법론'이다. 각 신평사별로 자체 신용평가방법론에 맞게 등급평가가 이뤄졌는지 살펴본다.

최근 큰 문제를 일으킨 CERCG의 ABCP 디폴트 사태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 5월 CERCG오버시즈캐피털는 모회사인 CERCG의 보증을 받아 발행한 3억5천만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했다고 홍콩 거래소에 공시했다.

이 사태는 국내 채권시장에도 큰 후폭풍을 일으켰다.

국내 증권사들도 CERCG가 보증한 1천150억원 규모의 ABCP를 매수했기 때문이다.

CERCG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이 ABCP는 사실상 휴짓조각이 된다. 이에 신용평가사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상황이다.

일부 투자자는 신용평가사가 CERCG에 대한 신용평가를 잘못해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나신평과 서신평은 처음에 해당 ABCP의 신용등급을 'A2'로 부여했다. 아울러 CERCG의 신용도를 'A'로 평가했다. 그러나 CERCG가 디폴트 선언을 하면서 ABCP 등급을 'C'로 낮췄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제대로 된 분석능력도 없는 곳이 사태가 발생하자 신용등급을 바로 내린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나신평이 CERCG를 중국 지방공기업으로 분류해 투자자가 '반드시 상환받을 수 있다'고 확신을 심어준 데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CERCG는 민간자본이 섞인 기업으로, 그동안 채권 디폴트가 '0'이었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산하 회사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금감원도 나신평과 서신평을 상대로 먼저 내달 검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서신평과 나신평이 4곳의 신평사 가운데 상대적으로 늦게 받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일찍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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