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최정우 기자 = 코스닥지수가 800선을 터치한지 하루 만에 연중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바닥 장세의 공포가 나타나고 있다.

반등할 여지가 보이기 무섭게 매도세가 몰려들면서 어디까지 하락할지 알 수가 없어서다.

23일 코스닥지수가 4% 넘게 급락하면서 코스닥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1조원이 날아갔다.

전일 800선을 터치하는 등 반등 시도가 나타났던 코스닥이 하루 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가장 큰 하락 배경은 코스닥 지수를 떠받치고 있던 바이오주의 급락이다.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하락폭이 커지면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졌고, 이로 인해 다시금 낙폭을 더 키우는 장세가 이어졌다.

코스닥 시총 상위기업이 몰려있는 제약·바이오업종지수는 4.81% 급락했다.

셀트리온제약이 전일 대비 10.88% 급락한 가운데 알리코제약 10.11%, 메디포스트는 9.81% 하락했다. 메디톡스도 5.28% 떨어졌다.

최근 네이처셀 라정찬 대표이사의 구속 소식에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네이처셀은 장중 15.01% 급락하면서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여 관련 업종의 주가 하락을 견인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투자심리가 악화된 점도 코스닥 지수 급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날 오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러 강세가 우리에게 불이익을 준다"며 "위안화가 너무 빨리 떨어지고 있다"고 밝혀 위안화 약세를 지적하기도 했다.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불안은 증시 투자심리에 직격탄으로 반영됐다.

문제는 코스닥지수가 지난해 8월 11일 기록한 626.08까지 하락할지 여부다.

현 레벨이 바닥권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진다면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코스닥기업의 2분기 실적 기대가 크지 않고, 미중 무역분쟁이 확산하면 수출 전망도 부정적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인 바이오 업종은 그동안 코스피 업종에 비해 국내외 악재에도 하락폭이 적었다"며 "하지만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기준 위반 혐의와 네이처셀 대표의 주가조작 혐의 등 여파로 다시 변동성이 커지며 증시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날은 반도체 급락에 따라 고밸류 주식에 대한 매도심리가 커진 점에도 영향을 받았다"며 "지수 급락 이후에 저가 매수 심리가 살아나야 하는데 2분기 실적에서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 기대치가 매우 낮아져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투자심리가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중간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장되는 국면에서, 기업들의 수출 전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거래대금 회복과 대외 불확실성 회복이 코스닥 반등의 선결 조건인데, 아직까지 코스닥 시장 자체에 대한 투자 논리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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