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정부가 발표한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이 발효할 경우 주택가격이 떨어지기보다 거래량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부세 인상 대상이 아닌 아파트를 중심으로 조금씩 가격이 고개를 드는 모습도 감지된다.

2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10% 상승해 전주보다 상승폭이 확대됐고 부동산114가 조사한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도 0.01% 오르며 10주 넘게 이어진 마이너스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종부세 개편안이 발표됐지만 타깃이 3주택자 이상으로 제한된 데다 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안도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강남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호가가 뛰고 있고 개발 호재가 있거나 실수요자들이 뒷받침되는 소형 아파트가 주목을 받는 모습이다.

과거에도 보유세 강화 정책이 가격에 영향을 준 사례는 거의 없었다.

종부세 제도가 처음 발표된 2003년, 실제 과세가 이뤄진 2005년 당시 주택가격은 단기적으로 떨어졌지만 이후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주택가격이 더 빠르게 올라 보유세 부담을 만회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출처:하나금융경영연구소>

황규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주택시장 참여자들의 손실회피 성향이 강해 저가에 매도하기보다 시장이 규제강화의 충격을 흡수할 때까지 매매를 늦추는 경향을 보인다"며 규제강화로 가격이 하락하기보다 거래량이 줄어드는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가까운 예로 지난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됐을 때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가 둔화한 정도였지만 거래량은 전년 동월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황 연구원은 종부세 개편으로 주택가격은 약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고 보유세 및 거래세 부담 증가로 고가주택과 투자자가 많은 수도권 일부 지역, 강남 3구의 주택 매매가 큰 폭으로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도 "보유세 개편안이 내년부터 시행되므로 하반기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로 가격하락 전환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물가상승률 추세와 부동산 가격 상승 추세를 고려할 때 폭락(macro crash)을 야기할 수준의 가격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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