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4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구글의 실적 호조와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은 일본은행(BOJ)의 정책변화 전망에 따른 급락세에서 벗어나 대부분 상승했다.

달러화는 무역분쟁 우려가 완화된 가운데 원자재가 상승 등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살아나며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중국 부양책 기대와 이란과 미국 간 긴장 격화로 상승했다.

글로벌 무역전쟁과 관련해서는 긴장감이 유지됐지만, 협상 기대도 부상하는 등 불안이 확산하지는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관세는 대단하다"며 "수년간 미국을 불공정하게 대했던 나라들이 협상을 위해 워싱턴으로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에서 미국을 불공정하게 대했던 나라는 공정한 거래를 협상하거나 아니면 관세를 맞으면 된다. 간단하다"면서 "미국은 약탈당했던 '돼지 저금통'이었다. 모든 것은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농무부는 이날 보복관세 등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농업에 120억 달러의 긴급 지원금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소니 퍼듀 미 농무부 장관은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에 장기적인 무역 협상을 위한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단기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농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조치가 무역상대국에 미국의 무역정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이 8월 말까지 종료될 것이란 기대가 제기되는 등 협상 낙관론도 나온다.

다음날에는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자동차 관세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7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계절 조정치) 전월의 55.4에서 55.5로 상승했다. WSJ이 집계한 전망치는 같은 55.0이었다.

7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계절조정치)는 전월 56.5에서 56.2로 낮아졌다. 3개월래 가장 낮지만, 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56.2에 부합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은 7월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21에서 20으로 내렸다고 밝혔다. 지수는 시장 전망치 16.5보다는 높았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7.65포인트(0.79%) 상승한 25,241.9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42포인트(0.48%) 상승한 2,820.40을 기록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1포인트(0.01%) 하락한 7,840.77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장 초반 7,928.79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후 차익 시현 매도 등으로 반락해 종가를 형성했다.

시장 참가들은 주요 기업의 호실적과 중국 부양책 등 상승 재료에 집중했다. 무역전쟁과 관련해서는 협상에 대한 기대도 제기되는 등 불안이 확산하지는 않았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전일 장 마감 이후 2분기 주당순이익(EPS)이 4.54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의 50억 달러 과징금을 제외한 조정 EPS는 11.75달러로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구글의 선전에 힘입어 아마존과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핵심 기술주, 이른바 '팡(FANG)'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밖에 이날 실적을 발표한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버라이즌, 3M, 바이오젠 등 주요 기업의 실적도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중국의 경기 부양 방침도 투자 심리에 도움을 줬다. 중국 지도부는 기업들의 연구개발 세금 감면 혜택 확대와 지방정부의 인프라 건설 지원을 위한 채권 발행 등을 추진키로 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구글이 4.9% 올랐다. 아마존은 1.5% 상승했고, 페이스북도 1.8% 올랐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가 3.8% 올랐고, 3M도 0.9% 상승했다.

또 미 정부가 농업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농기계 제조업체 디어 주가도 3.2%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76% 오르며 장을 이끌었다. 에너지주도 유가 상승에 힘입어 1.3% 올랐다. 반면 부동산 부문은 0.31%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예상보다도 좋은 기업들의 실적 행진이 투자 심리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매뉴라이프 에셋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스칼론 포트폴리오 운영자는 "미국 기업 실적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며 "신흥국에 더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미국에 훨씬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가는 무역 관련 우려가 있음에도 이전보다 실적에 더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9.1%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66% 하락한 12.4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4bp 내린 2.949%를 기록했다.

전일 10년 만기 채권수익률은 6.8bp나 뛰어올랐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6월 1일 이후 최대였고, 수익률은 6주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4bp 내린 3.077%를 나타냈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4bp 상승한 2.637%를 기록했다.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33.0bp에서 31.2bp로 축소됐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번 달 초만 해도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지만, 지난주 후반과 전 거래일 변동성을 키웠다.

최근 상대적으로 장기 수익률이 더 많이 오르면서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이번 달 초 25bp 부근에서 30bp 이상으로 벌어졌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미 국채는 전일 BOJ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에 따른 대규모 매도 충격에서 벗어났다.

BOJ가 덜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변경을 시사하면서 전일 미국 국채는 물론 주요 선진국 채권에 광범위한 매도세가 촉발됐다.

그동안 일본의 초저금리로 자금이 고수익의 미 국채 등 선진국 채권으로 몰려 미국 국채수익률 하락에 일조했기 때문이다.

이날 일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084%로 전일의 0.083%에서 소폭 올랐다. 전일에는 2년 만에 하루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가 대규모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이르면 올해 12월 끝낼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가운데, BOJ도 정책변화를 검토해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 시대가 끝나간다는 인식이 퍼졌다.

그러나 BOJ가 낮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정책을 바꾸지 않고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또 최근 시장 변동성을 키운 것이 일본 보험회사의 매도와 투기적인 거래였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본 보험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장기 국채를 내다 판 거래 요인에다 투기세력의 매도 포지션이 결합해 지난주 금요일부터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실제 헤지펀드 등의 투기세력의 10년 만기 국채 선물의 약세 베팅이 강세 베팅을 웃돌았고 지난 20일 투기 거래는 사상 최대치에 육박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키트 주키스 수석 전략가는 "전일 BOJ 정책변화를 우려한 일본 생명보험사의 대규모 '팔자' 등 채권시장 전반에 매도가 강해 유동성 부족이 있었지만, 이날 시장이 조용하다"고 말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는 "수익률 곡선의 방향은 BOJ와 ECB가 하려는 것과 많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며칠 동안 알게 됐다"며 "수익률 곡선의 원동력이 성장과 인플레이션보다 정책변화 가능성으로 바뀌었는데, 결국 이런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시장 지배력 약화는 어느 정도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실시된 단기 국채 입찰은 부진했다. 이번 주 입찰 시작을 알리는 이 날 350억 달러 규모의 2년물 입찰에는 부진한 수요가 유입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국채 값이 신규 물량 유입으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18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11.41엔보다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85달러에 움직여 전일의 1.1692달러보다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92엔을 기록, 전장의 130.28엔보다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04% 내린 94.586을 기록했다.

중국 부양책 기대로 글로벌 시장의 투자 심리가 회복된 가운데 글로벌 무역전쟁과 관련해서는 완화 조짐도 감지돼 위험자산 선호도 다소 생겨났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남아프리카의 랜드, 러시아 루블화 등이 강세를 보였다.

유로존 경제지표 호조에 장 초반 강세를 보이던 유로화는 달러에 약세로 전환했다.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에 엔화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7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54.3으로 집계됐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4.7을 소폭 밑도는 수준이고, 전월 확정치 54.9도 하회했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 아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유로존의 7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 55.1로, 전망치 54.5와 전월 확정치 54.9를 상회했다. 7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54.4로, 전망치 55와 전월치 55.2를 모두 밑돌았다.

시장에서는 합성 PMI가 전달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50을 웃도는 등 경제가 좋은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CMC 마켓츠의 마이클 휴손 수석 연구원은 "최근 PMI 수치를 보면 올해 초부터 제조업이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숫자는 여전히 좋지만, 무역전쟁과 관세가 논의되는 가운데 앞으로 더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엔화는 BOJ의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의 변화 가능성에 전일 큰 폭으로 올랐지만, 상승 폭은 다소 줄었다.

중국의 완화적인 재정 정책 발표 이후 달러-위안은 6.8446위안까지 올라 위안화는 13개월래 최저치를 터치하기도 했다. 낙폭을 다소 회복해 6.8071위안을 기록했다.

터키 리라화는 터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인 일주일 레포 금리를 17.75%로 동결하면서 3.2% 떨어졌다. 두 자릿수대의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하락 등으로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금리 인상을 반대하는 대통령의 압력에 동결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투자자들은 이번 금리 동결로 터키 중앙은행에 독립성에 더 큰 우려를 하고 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 전략가는 "주요 테마 중 하나가 달러 강세여서 최근 유로존 경제지표 호조에도 유로-달러는 좁은 수준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63달러(0.9%) 상승한 68.5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이란의 격한 말싸움에 따른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의 부양정책, 글로벌 무역전쟁 추이 등을 주시했다.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 확대 등 경기 부양 방침을 밝힌 점이 유가 상승에도 도움을 줬다.

중국발 원유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은 "중국 부양책은 원유 수요에 매우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과거 사례를 보면 중국의 인프라 투자는 실제로 원유 수요를 확대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이란이 서로에 대한 날 선 위협을 내놓으면서 중동 지역 긴장도 한층 커졌다.

특히 중요한 원유의 수송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우려도 부상한 상황이다.

인터팍스 에너지의 아브히섹 쿠마르 수석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심각해질 경우 원유 수급에 미칠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는 지속했지만, 시장의 불안을 자극할 만한 대형 악재는 돌출되지 않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의 북미자유무엽협정(NAFTA) 협상이 오는 8월 말까지 종료될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된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150포인트 넘게 오르는 등 위험투자 심리도 유지됐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수급 구도 변화에 주목하는 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레디션 에너지의 젠 맥길리안 부대표는 "강한 원유 수요로 글로벌 원유 재고가 많이 줄어든 만큼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대폭 증산을 하지만 않는다면 수요 공급 구도는 단단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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