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금융감독당국과 한국거래소가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뜨겁게 타올랐던 코스닥시장의 열기가 순식간에 꺼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국내 경기 부진과 투자 심리 악화의 벽을 넘지 못하는 양상이다.









25일 연합인포맥스 업종신용잔고 추이(화면번호 3462)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올해 1월29일 927.05에 연고점을 찍었고, 이후 2월2일 코스닥 신용잔고 규모는 6조4천억원까지 늘었다.

코스닥지수와 신용잔고 규모의 증가세는 지난해 10월 이후 꾸준히 상향 곡선을 그렸다.

지수는 올해 1월에 정점을 찍은 후 상승세가 둔화되다 올해 5월부터 하락해 연저점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에 발맞춰 대규모의 신용대출을 등에 업은 자금이 몰려들었다 무역분쟁에 위축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코스닥시장 활성화 안을 내세우면서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올해 1월9일에는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이 3천억원 규모의 코스닥 스케일 업 펀드를 조성해 저평가된 코스닥기업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정부 지원을 받은 코스닥벤처펀드 자금에 개인 투자자의 신용자금까지 코스닥시장에 집중됐다.

하지만 빚으로 쌓아올린 시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보복 관세 맞대결을 펼치면서 무역분쟁이 심화된 탓이다.

달러 강세에 위안화 약세폭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달러-원 환율도 덩달아 1,130원대로 급등했다.

이에 따른 우리나라 수출 부진 우려로 투자심리는 점점 쪼그라들었다.

코스닥 상승세를 이끌던 테마도 김이 빠졌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 탄력을 받았던 남북경협주가 급락한데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에 이은 네이처셀 대표 구속 등의 이슈로 바이오주도 연달아 추락했다.

바이오주 공매도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거래소는 지난 23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했다. 지난 19일에는 신라젠을 지정했다.









대차거래 종목에도 바이오주들이 포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잔고기준 대차거래 상위 10종목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바이로메드, 에이치엘비, 파라다이스, 셀트리온제약, 제넥신, 까페24, 메디톡스, 에코프로 등이다.

전체 대비 대차거래 잔고 비중이 41.12%에 달하는 이들 상위 10종목 중 7개가 바이오주다.

대차거래는 차입자가 증권을 장기보유하는 기관으로부터 수수료를 내고 주식을 빌리는 것으로 주로 기관, 외국인 투자자의 공매도 세력이 이용한다.

이 역시 바이오주에 집중된 투자심리가 한꺼번에 걷히자 공매도로 연결됐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잔고 증가는 과열 시그널로도 해석할 수 있는데 잠재 매물이 대기하고 있다가 향후 주가가 하락할 확률이 높으면 수급 부담이 되는 것"이라며 "바이오섹터는 지난해 10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밸류 부담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코스닥시장이 기술적 반등을 하더라도 본격적인 상승장세를 보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코스닥지수 730~740선이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매장으로 돌아서면 등락폭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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