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8월이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에 변동성이 커지는 한 달이 될 것이라고 미 경제방송 CNBC가 25일 보도했다.

CNBC는 미국이 부과하는 1차 제재가 시작되는 8월 초에 미국과 이란 사이에 더 험한 말들이 오고 가게 될 것이라며 유가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란이 미국의 제재 시작을 핵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구실로 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위험할 것이라고 CNBC는 강조했다.

지난 2015년 미국과 영국 등의 다섯 개 국가들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풀기로 합의하면서 이란도 핵 프로그램 중단을 선언하는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맺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8일 관련 합의 탈퇴를 선언한 데다 대이란 제재 복원을 발표했다.

제재 복원 시점은 오는 8월 6일이다.

RBC의 헬리마 크로프트 세계 상품 전략 헤드는 "8월 6일까지 유럽이 이란과 진행하는 협상에서 어떤 합의에 이를지가 중요하다"며 "이란은 통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어서, 반응이 유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로프트는 "유럽이 마술을 부리지 못하고, 제재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우리는 이란의 핵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라시아 그룹의 클리프 컵챈 의장은 이란은 확실히 핵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첨단 원심 분리기를 설치하는 핵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컵챈은 "이란은 8월이나 9월에 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며 "이란은 핵 협정을 일종의 사업 계약으로 여기고 있는데, 유럽이 원유를 계속 사주거나 대이란 직접투자를 지속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그들에게 이는 좋은 사업이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재개할 계획이라는 신호는 아직 없다고 컵챈은 지적했다.

바클레이스의 마이클 코헨 에너지 상품 리서치 헤드는 "8월은 조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동에서 여름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23일(현지 시각) 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해 "주의하시오"라고 적었다.

이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절대로,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누구도 역사상 겪어보지 못한 결과로 고통받을 것이다. 주의하시오"라고 경고한 것에 대한 반격이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8월 6일은 트럼프 정부가 이란 제재에 관해서 얼마나 심각한지 시장에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미정부 관계자들은 하루 240만 배럴 정도로 추정되는 이란산 원유 수출 금지에 관해서 11월까지 완전한 준수를 끌어낼 것으로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킬더프는 또 분석가들은 이는 연말까지 시장에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공급이 사라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는 하루 120만 배럴 공급이 중단됐던 핵 합의 이전보다 더 큰 제재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분석가들은 8월 이후에 핵 프로그램의 재개뿐 아니라 테러나 사이버 공격 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등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킬더프는 "최소한 이란은 상징적인 일을 벌일 것"이라며 "이란의 강경파들은 이로 인해 전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강경한 자세를 보이면서도 원유 수출 금지에 관해서 구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수잔느 말로니 외교정책 부문 부대표는 "미정부는 가능한 한 빠르고, 심하게 행동하려고 하고, 인내심이 없어 보인다"며 "많은 유연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말로니는 반면 거친 수사에도 이란은 미국의 핵 합의 파기 이후에 과거와 달리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란은 이 상황을 안정을 되찾는 것과 체제를 유지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스의 코헨은 "미국과 이란 둘 다 바라는 바를 이루려고 모든 것들을 이용하려고 할 것"이라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 가능성을 주목했다.

코헨은 원유 거래의 3분 1이 통과하는 이 해협을 차단하거나 유조선 항로를 어지럽게 하는 것은 이란에 주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며 이는 주변 국가들에 타격을 준다는 의미에서 핵만큼 강한 선택지라고 지적했다.

앞서 22일 하산 로우하니 이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사자의 꼬리를 갖고 놀면 영원히 후회하게 될 것"이라면서 중동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군사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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