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중국과 EU, 다른 나라들은 그들의 통화를 조작하고 금리를 낮추고 있다. 반면 미국은 금리를 올리면서 달러화가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이는 우리의 큰 경쟁력을 빼앗기는 것이다"

"미국이 잘하고 있다고 해서 벌을 받아서는 안 된다. 지금 긴축을 하는 것은 우리가 해왔던 모든 것들에 피해를 준다. 미국은 불법적인 환율조작과 나쁜 무역협정 때문에 잃은 것을 되찾아야 한다. 부채 만기는 다가오는데 우리는 금리를 올린다고? "(20일)

지난 19일 CNBC와의 예고 인터뷰(방송은 20일)에서 공개적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비판하더니 다음 날 트윗을 통해서 더 강한 발언을 내놨다.

그가 불만인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를 재확인함과 동시에 환율조작이란 말을 꺼내 무역전쟁이 글로벌 환율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음을 알렸다.

연고점을 향해 달려가던 달러는 급락세로 전환해 트럼프 대통령이 위안화를 두고 말한 '바위처럼 굴러' 떨어졌다. 다른 통화들의 변동성도 커졌다.

금리와 밀접한 미 국채시장은 다소 의도와는 다르게 움직였지만, 한 달 이상 지속하던 좁은 레인지 장세를 단번에 깨버렸다. 장기물 수익률은 기록을 쏟아낼 정도로 하루 큰 상승률을 보였다.

잠잠하던 국채수익률을 다시 더 튀게 한 건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언이었다.

전문가들은 3.8%, 일부 낙관론자들은 4.2% 성장을 내다보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계자에게 4.8%를 말했다는 한 외신의 보도가 나왔다.

그리고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긍정하는 듯한 트윗을 남겼다.

"미국은 매우 잘하고 있다. 지구 상에서 재무수치가 가장 좋다. 미국이 다시 승리하고 있어서 기쁘다"(24일)

'위대한 미국'을 자주 외치다 보니 그렇다 할 수 있지만, 그의 트윗에서 이런 해석이 가능한 건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기다리는 2분기 GDP가 오는 27일 발표되기 때문이다.

2014년 3분기에 5.2% 성장한 이후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할 수 있을지 2분기 GDP에는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에 고용지표 발표 당시 지표가 나오기 전에 지표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는 트윗을 올리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파장이 하루 이틀 된 일은 아니지만 최근 유독 금융시장에 미치는 발언이 많이 나오고 있다. 개별 종목도 예외는 아니다.

"EU는 이제 막 우리의 위대한 회사 중 하나인 구글에 50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그들은 정말로 미국을 이용하겠지만, 오래가진 못할 것이다"(19일)

실리콘밸리 거대 IT 기업들이 세금·이민정책 등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어 적대적이던 점을 비춰볼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아마존과 워싱턴포스트는 두 달 전 미국 대법원에서 인터넷 세금 소송에서 패한 뒤 나에 대해 미쳐 날뛰어왔다. 다음은 그들이 상당한 배송물량에 대해 실제 비용보다 아주 낮은 가격으로 '배달부'로 활용하는 미국 우체국 차례다"(23일)

워싱턴포스트는 아마존 CEO인 베이조스가 2013년 개인 자금으로 인수한 언론사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비판적 논조를 유지해온 워싱턴포스트와 아마존을 싸잡아 비난했다. 반독점 위반 벌금 부과 가능성이 불거지며 이날 아마존 주가는 하락했다.

지난 25일 11건, 24일 11건, 23일 10건, 22일 7건, 21일 5건. 20일 8건, 19일 10건, 18일 13건…

시장 참여자들이 다른 것을 제쳐놓고서라도 주말과 밤낮을 가리지 않는 이 수많은 트윗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면 '트윗 약발이 예전만 못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곽세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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