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17~21일) 뉴욕 채권시장의 관심은 20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정례 통화정책회의에 쏠릴 전망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지난달 말 연설에서 자산매입 정책의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보다 진전된 발언이 나올지 주목된다.

다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ECB도 정책 방향 전환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미 국채금리는 장단기물이 모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별화면(6533번)에 따르면 10년물 금리는 2.3349%로 지난 한주 동안 5.09bp 밀렸고, 30년물 금리는 2.9201%로 0.89bp 하락했다.

2주 연속 동반 급등했던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3주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2년물 금리는 1.3637%로 전주보다 3.93bp 밀리면서 4주만에 하락 반전했다.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차이는 97.12bp로 전주대비 1.16bp 축소됐다.

드라기 총재가 불을 지핀 금리 급등세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부진 여파에 꺾였다.

옐런 의장은 지난주 반기 통화정책 의회 보고에서 인플레이션 반등에 대한 자신감이 이전보다 약해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해 일시적 요인들이 "부분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일시적 요인들이 "상당히" 영향을 줬다고 한 것과 비교하면 논조가 달라진 것이다.

옐런 의장은 또 자원 활용도가 높아지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언제, 어떻게 반응할지에는 불확실성이 있다는 언급도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4일 발표된 미국의 6월 CPI는 전월대비 보합(0.0%)에 그쳐 0.1% 상승을 점친 시장 전망에 못 미쳤다.

CPI는 4개월 연속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강화했다.

6월 CPI는 전년대비로는 1.6% 상승했다.

전년대비 CPI 상승률은 4개월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올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50% 밑으로 하락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14일 기준으로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연내 최소 한번이라도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을 40.7%로 가격에 반영했다.

연준이 추가 긴축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유로화 강세 가능성 때문에 ECB도 통화완화 정책을 줄이는 데 부담을 느낄 공산이 커진다.

실제로 미국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드라기 총재의 지난달 말 테이퍼링 시사 발언 이후 2.57% 상승했다.

게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도 미국처럼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로존의 전년대비 CPI 상승률은 지난 2월(2.0%) 정점을 찍은 뒤 하락 추세다.

6월에는 1.3%까지 낮아졌다.

대내외 사정이 드라기 총재가 자신있게 테이퍼링을 선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셈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ECB가 9월이나 12월 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이번 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들은 지난 15일부터 FOMC를 앞두고 통화정책에 대한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했다.

7월 FOMC는 25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린다.

이번 주 미국의 경제지표 일정은 평소보다 한산하다.

7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17일), 6월 수출입물가지수와 7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가격지수(18일), 6월 신규주택착공·주택착공허가(19일), 7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20일) 정도만이 있을 뿐이다.

미 재무부는 20일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 130억달러어치를 입찰에 부친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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