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지난 2분기 트레이딩 부문에서 깜짝 실적을 낸 증권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증권사 자체 헤지 비중이 작아 영향이 크지 않은 데다, 코스피는 오르고 채권 금리가 안정된 영향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대형 A증권사는 지난 2분기 트레이딩 부문에서 목표치 대비 10배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피 상승에 따라 주식 투자 부문에서 많은 이익을 거뒀고, 파생상품 투자 부문에서도 실적을 냈다.

대형 B증권사 역시 지난 2분기 주식 투자 부문에서 목표보다 3~4배 많은 수익을 올려 상반기 트레이딩 부문에서 올해 목표 수익의 3배를 이미 거뒀다.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 비중이 높아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 삼성증권도 2분기 ELS 조기상환 규모가 전 분기보다 오히려 늘었다.

당초 증권업계는 지난 1분기 ELS 조기상환 규모가 전 분기보다 9조2천억원(44.3%) 감소한 데 따라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이 악화됐을 것으로 봤다. 특히 ELS 자체 헤지 비중이 높은 삼성증권이 ELS 조기상환 규모 감소로 트레이딩 부문 실적에 악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ELS 조기상환 규모가 전 분기보다 소폭이지만 증가했다"며 "ELS 자체 헤지 비중이 다른 대형 증권사보다 높기는 하지만 조기상환 규모가 늘어 트레이딩 부문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외의 다른 대형 증권사들은 ELS 자체 헤지 비중이 작아 ELS 조기상환 감소에 따른 트레이딩 부문 수익 감소 규모가 크지 않으리라고 전망됐다.

이처럼 트레이딩 부문에서 높은 이익을 거둔 증권사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증권업계 2분기 트레이딩 부문 성적이 개선됐을 것이라는 진단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 트레이딩 환경은 2분기 들어 전 분기보다 개선됐다. 지난 2분기 코스피는 2,160.23에서 2,391.79로 10.7% 올랐다.

임수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분기 채권 금리가 올랐지만 예상 가능한 수준이었고 증권사별로 헤지 또는 듀레이션 조정을 했기 때문에 채권운용손실은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시 활황은 지난 1분기에도 증권사 트레이딩 수익성을 개선하는 역할을 했다. 지난 1분기 코스피는 2,026.46에서 2,160.23으로 6.6% 상승했다. 같은 분기 국내 25개 증권사의 트레이딩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배 가까이 증가했다. 300억원대에 불과했던 트레이딩 수익이 지난 분기 4천3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다.

다만 이같은 트레이딩 부문의 대규모 수익이 자본금이 풍부한 대형사에 국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분기에도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자본금 상위 5개사가 전체 운용이익의 60%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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