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두 달여간 사실상 공석 상태이던 금융위원장 인선 절차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금융당국의 후속 인사에 금융권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새 정부가 장고를 거듭한 끝에 경제관료 출신의 금융위원장을 선임하면서 내부 승진이 유력했던 자리에 외부 인사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인사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17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르면 18일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최 후보자가 임명되고 나면 금융위 부위원장과 사무처장, 금융감독원장,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도 순차적으로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들어 '늘공(늘 공무원의 줄임말)'보단 전문 임기제 공무원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줄임말)'의 선임 비율이 늘어나면서 금융당국 후속 인사도 예상치 못한 '어공'의 등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위원장 임명 후 가장 우선되는 금융위 부위원장 인사도 마찬가지다.

조직 관리를 통해 내부 살림을 도맡아야 하는 부위원장은 내부 승진이 유력한 자리지만, 금융위 상임위원을 거친 정통 경제관료가 수장으로 오면서 외부 출신의 인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하마평에는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행정고시 30회)과 김광수 법무법인 율촌 고문(행정고시 27회), 김기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종학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도가 오르내리고 있다.

김용범 사무처장이 내부 승진으로 부위원장에 오르면 금융위는 공석이 된 사무처장을 시작으로 1급과 국장급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하다.

하마평조차 혼란을 거듭하는 자리는 금감원장이다.

금감원장에는 금융위 부위원장에도 이름을 올린 김광수 고문을 시작으로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행정고시 29회),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 등이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물밑에서 민간 출신의 다수 후보군이 난립하면서 금감원장 자리는 혼선을 거듭하는 양상이다.

통상 금융위 1급이 이동했던 금감원 수석부원장 자리에는 유광열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행정고시 29회)과 정완규 금융정보분석원장(행정고시 34회)이 거론된다.

'어공'과 '늘공'의 선택은 인사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간 금융위 부위원장과 금감원장을 동시에 교체할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았지만, 정권 초기 조직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석 달 정도 남은 진웅섭 금감원장의 잔여임기를 오는 11월까지 보장할 수 있어서다.

최근 금감원장 자리를 두고 민간 출신의 '어공'이 선임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금융권은 경제관료가 금융권으로 대거 이동할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 후보자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수출입은행장을 비롯해 서울보증보험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전 정권과의 관계 탓에 이른바 '친박'으로 손꼽히는 산업은행 회장과 거래소 이사장도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주택금융공사와 은행연합회장, 손보협회장도 연내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 부위원장과 금감원장 자리에 누구를 언제 선임하느냐가 남은 인사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js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