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액까지 더하면 2조…MMF 일변도 탈피



(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민간 공제회와 사립대 적립기금, 기업 사내근로복지기금 등 1천800여 개에 달하는 중소형 연기금을 대상으로 하는 '민간 연기금 투자풀'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초기 출자금 1천390억 원에서 시작한 민간 연기금 투자풀은 출범 2년이 안 돼 운용규모를 1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쑥쑥 늘어나는 자금을 바탕으로 단기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일변도에서 벗어나 해외상품, 대체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1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민간 연기금 투자풀의 운용규모는 1조1천730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 9월 1일 출범 당시 민간 연기금 투자풀 규모는 1천390억 원에 불과했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증시 안정화 목적으로 결성한 증권 유관기관 공동펀드의 잔여 투자액을 민간 연기금 투자풀의 출자금으로 끌어왔다.

당시에는 주로 MMF 상품에 투자했다.

1년여간 6천억 원 수준에 머물던 민간 연기금 투자풀은 이후 채권형, 해외상품, 대체투자 등으로 상품 유형을 확대하면서 자금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민간 연기금들이 투자풀 제도를 점차 이해하기 시작했고, 주간운용사를 통해 운용에 맡기는 자금도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중소형 연기금 자금을 민간 공제회 57조 원, 사내복지기금 6조8천억 원, 사립대 적립기금 4조7천억 원 등 총 68조5천억 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민간 연기금 투자풀은 작년 11월 대체투자팀을 신설했다. 대체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6천억 원에서 지지부진하던 자금이 급증세를 보였으며, 운용규모 1조 원 이상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여기에 최근 대형 기금이 총괄 자문 계약을 체결, 민간 연기금 투자풀에서 관리하는 전체 자산 규모는 2조 원을 넘어섰다.

민간 연기금 투자풀은 재간접펀드 구조를 기본으로 하며, 주간운용사가 체계적으로 운용을 관리한다. 주간운용사는 2015년 6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선정됐다.

출범 당시 민간 연기금 투자풀은 5년 내 9조 원 규모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영세한 민간 성격의 중소 연기금들이 공동으로 투자하면 자산운용의 전문성 제고와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로 여유 자금의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주간운용사 관계자는 "MMF부터 대체투자 상품까지 다양한 상품 유형 확대로 신규 투자자 유치, 기존 투자자와 거래 규모가 확대됐다"며 "작년 말부터 시작한 대체투자 규모가 증가하면서 민간 연기금 투자풀 성장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sykwak@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