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27일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정우 후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을 통과시켰다.
포스코는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최 이사에게 회장직을 부여했다.
지난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해 수장에 오르겠다고 자기암시를 걸던 그가 결국 회장 자리에 오른 것이다. 75명의 포스코 동기들도 '말이 씨가 됐다'며 최 회장을 축하했다.
최 회장은 포스코 최고의 기획ㆍ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포스코 재무실장, 정도경영실장, 가치경영센터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 다양한 곳에서 경험을 쌓았다.
회계, 원가관리부터 심사분석, 감사, 기획업무까지 제철소가 돌아가는 데 필요한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그의 역할이 가장 빛난 시기는 3년 전이다.
그동안 다양한 인수ㆍ합병(M&A)으로 몸집이 비대해진 포스코는 결국 생존 차원에서 구조조정의 칼을 뽑는다.
최 회장은 당시 구조조정 컨트롤타워인 가치경영센터장으로서 그룹 사업재편과 재무구조 강화, 리튬과 양극재, 음극재 등 신사업 지휘를 맡았다.
그 결과 2015년 사상 첫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포스코는 지난해 2조9천735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철강사로 바뀌었다.
한때 5조원으로 떨어진 포스코의 연결 자금시재는 지난해 말까지 9조6천억원까지 늘었다. 자금시재는 큰 틀에서 현금성 자산을 의미한다.
차입금은 5조원 이상 상환해 연결 부채비율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은 66.5%로 떨어졌다.
최 회장은 저수익, 부실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해 부실 확대를 근본적으로 차단했다. 최대 71개였던 포스코의 국내 계열사가 38개, 해외 계열사는 181개에서 124개로 감소한 이유다.
최 회장은 2015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해외법인 실적에 주목했다.
그는 해외법인의 고부가제품 생산, 판매를 확대, 현지 정부 및 철강사와 협력강화를 통한 사업환경의 구조적 개선, 포스코와 협력체제 강화 등 전사적 활동을 전개해 체질을 개선하는 데 힘썼다.
이에 해외생산법인의 총매출액은 2015년 68억달러에서 2017년 말 93억달러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지표는 4억2천만달러 적자에서 3억1천만달러 흑자로 개선됐다.
최 회장이 포스코 수장에 오른 것은 '준비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월 권오준 전 회장이 사임할 때, 최 회장은 상당한 불안감에 휩싸였다고 한다. 도통 잠을 이루지 못한 그는 포스코켐텍 대표로 이동하고서 틈날 때마다 메모해둔 노트를 떠올렸다.
그 노트에는 최근 회사를 둘러싸고 있는 우려와 해결책, 타사에서 배웠으면 하는 점을 정한 내용이 담겼다.
최 회장은 권 회장이 사임하자 외부 출입을 자제하고 포스코의 시대적 소명과 비전을 더욱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경영쇄신방안,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했다. 조직문화와 사업계획, 대북사업, 사회공헌 등 분야별로 전략을 짰다.
권 회장 사임 발표 후 최 회장의 노트는 더욱 두꺼워졌고, 이 노트가 CEO후보추천위원회 소속 사외이사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전언이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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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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