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20원대 후반에서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이어 주말에 나온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마저 달러 약세를 뒷받침하면서 달러화가 저점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노동부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0.1% 상승을 기대하던 시장의 전망치에 다소 못미치는 수준이다.

과거 미국 금리인상 기조가 확고할 때만해도 이 정도 지표 둔화는 '일시적인 요인'으로 언급되며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옐런 의장의 발언 이후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가 약해진 상황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전년대비 1.6% 상승했음에도 넉 달 연속 상승세가 둔화됐다는 점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됐다.

그만큼 미국 금리인상 기대가 연말께로 물러나 있는 셈이다.

서울환시에서는 이를 근거로 달러 약세 기대가 추가로 일어날 수 있다.

달러화는 개장초부터 1,120원대 후반으로 저점을 낮춘 후 차츰 지지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달러화 1,120원대에서 매도에 나서는 입장이라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1,150원대까지 갔다 온 점을 고려하면 1,120원대 달러 매도는 너무 낮은 레벨이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부진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는 9월로 예상되는 미국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가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달러화 하락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가 1,110원대까지 룸(여유)이 있다고 하더라도 추격 매도가 얼마나 나올지는 미지수다.

현 수준에서 1,100원선 하향 돌파까지 베팅할 수준이 되면 달러 매도가 힘을 받을 수 있지만, 최근 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달러 약세, 원화 강세가 합쳐졌지만 완연한 추세 전환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분위기다.

리스크 요인이 조금이라도 불거지면 언제든 저점 매수가 따라붙을 수 있는 형국이다.

달러화가 1,120원대로 레벨을 낮추면서 실수요가 고개를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부터 유럽연합(EU)은 영국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관련 협상을 재개한다.

오는 20일 열릴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주요국의 긴축 기조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긴축으로 가는 큰 흐름이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원화 강세 기조가 꾸준히 힘을 받을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29.00/1,129.5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133.30원 ) 대비 3.65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127.00원, 고점은 1,134.00원이었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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