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헤지펀드 후발주자 교보증권이 반년도 되지 않아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모집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교보증권이 그간 신탁 사업, 특히 채권 운용으로 쌓은 고객 네트워크 및 경험을 활용해 자금을 대거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난 4월 말 6개월짜리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1호 헤지펀드를 설정한 이후 44개 펀드를 내놓았다. 설정액은 2조원에 이른다.

교보증권을 통해 들어온 금액은 3천억원 이상이다. 나머지는 은행 등을 중심으로 판매됐다.

이 중 상당 부분은 기존 신탁 고객 자금으로 알려졌다.

A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기존 채권 신탁의 만기가 도래해 이 자금을 헤지펀드로 돌렸다"며 "은행에서 들어온 자금은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위주며 대형 기관투자자는 없다"고 전했다.

교보증권은 그간 신탁계정, 특히 채권 운용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전체 운용 금전신탁 자금은 18조원, 이 중 채권형은 10조원에 이른다.

교보증권 신탁운용 부서 인력이 헤지펀드로 상당수 유입되기도 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을 유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이들은 채권을 롱숏으로 운용해 차익을 내는 전략을 쓴다. 장단기물의 금리 차이를 두고 매수와 매도 포지션을 따로 잡고 향후 가격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은 미리 차입 공매도를 해놔 차익을 내는 방식이다.

B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채권 공매도에 대한 컨센서스가 업계에 퍼지기 시작했는데 교보증권이 빠르게 이에 대응했다"며 "기존 신탁 자금을 바탕으로 급팽창한 가운데 기존과 유사하게 단기로 만기를 두고 운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채권형 펀드들과 다르다"고 귀띔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108조 5호를 볼 때 신탁계정으로 직접 해당 증권사가 운용하는 다른 신탁재산이나 집합투자재산을 운용하더라도 무방하다"며 "기존 고객 자산을 옮겨온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저촉되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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