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무역분쟁에 추가 악재가 등장하지 않은 영향으로 1,110원대로 소폭 하락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 거래일 대비 1.20원 내린 1,118.10원에 거래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상호 무역전쟁을 피하기로 합의한 이후 무역분쟁과 관련된 특별한 뉴스는 없는 편이다.

뉴욕시장의 환율 상승분을 서서히 줄여나간 달러-원은 오후 들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 영향으로 1,115원 선까지 하락했다.

이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경제 성장세가 잠재 수준을 그대로 가고, 물가도 타깃(목표치)인 2%에 수렴하는 전제가 된다면, 기준금리의 완화된 수준을 조정할 필요 있다"고 말했다.

한은 정책 여력을 묻는 질의에는 "성장과 물가 조건을 달았는데, 정책 여력(문제)도 있다"며 "내년까지 괜찮다면 정책 여력 확보 차원에서 조절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체적인 결정을 내릴 상황이 아직은 안 돼서, 그야말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에 은행권의 롱 포지션이 일시에 정리되면서 달러화는 아래로 밀렸다.

역외 위안화(CNH) 또는 달러 인덱스(G10)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그러나 장 막판에 이르러 이 총재의 발언이 원론적인 의미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에 따라 달러-원은 낙폭을 줄였다.

수급에서는 수입업체의 결제수요가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보다 조금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11.00∼1,125.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A 은행 딜러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주열 총재의 금리 인상 발언이 나왔다"며 "롱 포지션이 정리됐다"고 전했다.

이 딜러는 "아직은 환율 레벨이 아슬아슬한 측면이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정리되면 1,100원 정도까지 밀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1,110원 선으로, 예상에 부합하면 약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B 은행 딜러는 "장중 달러-원은 계속 무거운 편이었다"며 "위안화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1,120원 밑이라고 해서 상승세가 꺾였다고 볼 수는 없다"며 "무역갈등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보다 4.20원 오른 1,123.80원에서 개장했다.

장 초반에는 롱 심리가 조금 살아나며 1,124.8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하지만 달러 인덱스가 아래로 향하면서 달러-원 상승세도 주춤해졌다.

전반적으로 수급 상황은 조용했다.

오후 들어 달러-원은 1,119원 선을 중심으로 의미 없이 횡보했다.

이후 이주열 총재의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고려 발언으로 달러-원은 하락했다.

1,115원 선까지 밀린 뒤 달러-원은 위안화 등을 따라 낙폭을 줄이며 마감했다.

달러화는 이날 1,115.40원에 저점, 1,124.80원에 고점을 나타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20.0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95억7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0.26% 오른 2,294.99, 코스닥은 1.15% 뛴 773.98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626억 원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는 227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1.11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06.19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637달러, 달러-위안(CNH) 환율은 6.8184위안이었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63.84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3.84원, 고점은 164.73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17억8천만 위안이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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