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서방의 주요 중앙은행들이 본격적인 긴축을 시작했지만, 인민은행은 당분간 경기 조절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현지시간) 주요국 중 캐나다가 미국에 이어 첫 금리 인상에 동참했지만, 인민은행이 이러한 행보를 따를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지난주 캐나다 중앙은행은 201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캐나다의 금리 인상은 주요 7개국(G7) 국가 중에 처음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밖에도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노르웨이 중앙은행 등이 기존 통화 완화 정책을 거둬들이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어 조만간 긴축 기조는 글로벌 대세가 될 전망이다.

반면 중국 인민은행은 2015년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해왔으며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연준이 올해 들어 두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섰을 당시에도 인민은행은 연준을 따라 금리를 올리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미국발 긴축 기조에 동참하지 않을 뜻을 시사했다.

HSBC의 프레더릭 뉴만 아시아 경제 담당 공동 헤드는 서방의 금리 인상에도 동방에서는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며 통화정책의 '다이버전스(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곳곳에서 성장이 거의 모든 부문에서 뛰어나진 않으나 적절한 수준을 보이는 등 현재는 전 세계가 겉으로는 일치되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러나 인민은행은 한동안은 더 현 기조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정부의 연간 목표치인 6.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2%보다 낮은 수준이며 상반기 인플레이션 반등도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 증대에 따른 측면이 크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성장세가 하반기에는 부동산 투자 억제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인민은행은 성장을 떠받치기 위해 한동안 경기 조절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융 규제 강화로 시중 은행들의 자금시장 대출이 어려워진 상황이라 섣불리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유동성 경색 위험도 커질 수 있다.

UBS증권의 왕 타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는 지나치게 빠른 규제 긴축이 유동성 위험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3일 인민은행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3천600억 위안의 유동성을 투입해 인민은행이 여전히 통화 완화적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신호를 줬다.

프랑스계 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샤 가르시아 에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은 경기 조절적 기조를 유지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기업들의 대규모 부채를 커버할 신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서라도 유동성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계속 나설 경우 인민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E)의 줄리앙 에번스-프리차드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의 가장 큰 위험은 다른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에 같이 움직이지 않을 경우 달러 강세에 따른 위안화 절하 압력으로 자본유출액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현재로써는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급락을 방어할 화력(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는 점을 시장 참가자들에게 납득시킨 듯 보인다"라며 "그 결과, 절하 기대가 누그러진 상태"라고 전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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