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2분기 성장률이 시장 예상에 못 미친 데다 트위터 등 기술주 약세 탓에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2분기 성장과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상승했다.

달러화는 예상보다 낮았던 성장률에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러시아 등의 증산에 대한 부담으로 하락했다.

미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계절 조정치)가 연율 4.1%라고 발표했다. 지난 1분기의 성장률은 기존 2.0%에서 2.2%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지난 2014년 3분기 4.9% 성장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지만, 시장의 기대보다는 낮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켓워치가 집계한 예상치는 각각 4.4%와 4.2%였다.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은 2분기에 4.0% 증가했다. 이는 2014년 4분기 이후 가장 높다.

지난 1분기 소비 지출은 당초 0.9% 증가가 0.5% 증가로 수정됐다.

경제학자들은 낮은 실업률과 꾸준한 고용 증가, 임금 상승, 세제 개편 등이 소비를 촉진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내구재 소비가 소비 확대를 주도했다. 내구재 소비는 1분기 0.2% 줄었던 데서 2분기에는 9.3% 증가했다.

내구재 소비는 2분기 전체 성장률에 0.64%포인트 기여했다. 1분기에는 성장률을 0.15%포인트 깎아내렸었다.

순수출도 성장률 개선에 기여했다.

2분기 순수출은 GDP에 1.06%포인트 기여했다. 앞선 분기에는 0.02%포인트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었다. 2분기에는 수출이 9.3% 증가했지만, 수입은 0.5% 증가에 그쳤다.

2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1.8%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2.0%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분기 성장률 4.1%는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한 이후 향후 경기에 대해서도 낙관적 견해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GDP 발표 이후 백악관에서 내놓은 별도의 성명에서 "우리는 4.1%보다 훨씬 더 높게 성장할 것"이라며 "무역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우리는 이 숫자보다 더 높게 성장할 것이며, 이는 대단한 숫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 숫자는 매우 매우 안정적이다"며 "3분기 성장률도 이례적으로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다른 지표도 부진했다.

7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97.9로, 전월 확정치 98.2보다 하락했다. 6개월래 최저치다. 다만 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97.3보다는 다소 높았다.

무역전쟁 불안감이 소비자 심리에 악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됐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6.01포인트(0.30%) 하락한 25,451.0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8.62포인트(0.66%) 내린 2,818.8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4.77포인트(1.46%) 하락한 7,737.42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1.57% 올랐다. S&P500 지수는 0.61% 올랐고, 나스닥은 1.06% 떨어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2분기 성장률과 주요 기술주의 실적 및 주가 흐름을 주시했다.

성장률 지표 발표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8% 성장을 기대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성장률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상황에서 4.1% 성장은 오히려 실망 재료로 작용했다.

2분기 성장률에 소비나 투자의 증가 외에도, 9.3%나 증가한 수출의 기여도가 컸다는 점도 향후 성장 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2분기 순수출은 GDP에 1.06%포인트 기여했다.

2분기 수출이 큰 폭 증가한 점은 관세 부과를 앞두고 농산물 등의 수출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기술주 약세 현상이 지속한 점도 주가 전반에 부담을 줬다.

전일 페이스북에 이어 이날은 트위터와 인텔이 시장을 흔들었다.

트위터는 2분기 실사용자가 전 분기보다 다소 줄어든 영향으로 주가가 20% 폭락했다.

인텔도 10나노미터(㎚) 기술 기반 차세대 칩의 생산이 내년 하반기로 연기될 것이라고 밝히고, 데이터 센터의 매출도 예상보다 부진했던 여파로 8.6% 내렸다.

아마존이 25억 달러의 분기 순이익 등 호실적을 기반으로 0.5% 올랐지만, 전반적인 기술주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종목별로는 페이스북이 0.8% 내려 전일 폭락 여파가 이어졌다. 구글 모회사알파벳 주가도 2.5% 하락했다. 또 엑손모빌도 2분기 실적 부진 탓에 2.75%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99% 급락했다. 에너지주는 0.5% 내렸다. 반면 금융주는 0.24% 올라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무역전쟁 우려 등 악재 속에서도 주가가 강세를 보였던 기술주에 대한 우려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어드바이저(SSGA)의 마이클 아론 수석 투자 전략가는 "특히 기술 기업과 같이 성장하는 기업은 완벽할 것으로 기대됐던 만큼 차질이 발생할 경우 대가가 매우 크다"며 "반면 기대를 상회했을 때 보상은 평상시보다 낮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시장이 상승추세에 있었던 결과"라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9.1%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84% 상승 12.9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3bp 내린 2.962%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번 주에만 6.7bp 오르며 5월 18일 이후 두 달여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2bp 하락한 3.089%를 나타냈다. 이번 주에 5.8bp 상승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9bp 내린 2.677%를 보였다. 이번 주7.8bp 올랐는데, 이는 4월 30일 이후 가장 크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8.9bp에서 이날 28.5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2분기 GDP가 4.1%로 예상보다 좋지 않아 미 국채수익률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8% 성장을 기대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성장률에 대한 기대치는 계속 올라간 상황에서 다소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영향에 국채수익률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PCE 가격지수는 연율로 2분기에 1.8% 올랐다. 1분기의 2.5%에서 떨어진 것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2.0% 올랐다.

인플레이션 상승은 고정된 수익인 채권에는 약세 요인이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의 찰리 리플리 선임 투자 전략가는 "2014년 이후 4%대의 숫자를 보지 못했던 만큼 성장률 관점에서 숫자는 정말로 좋다"며 "그러나 채권시장이 이렇게 반응한 것은 PCE 숫자가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리플리 전략가는 "좀 더 자세히 수치를 보면 강한 성장에도 인플레이션이 많이 높아지지 않았는데, 연준에는 꽤 좋은 환경"이라며 "연준은 금리 인상 경로 속도를 높이거나 늦출 필요 없이 일종의 골디락스 환경을 맞게 됐다"고 설명했다.

에버든 스탠더드의 제임스 아세이 선임 투자 전략가도 "시장은 근원 PCE 수치의 예상 미달에 초점을 맞췄다"며 "인플레이션 지표는 채권 투자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변동성이 있고 글로벌 정치적인 우려가 있는 데다 인플레이션이 가장 중요해 10년 국채수익률이 3%를 뚫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고용시장이 강해서 인플레이션이 움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초 국채수익률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에 급등했다. 부양 프로그램을 줄이고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낮추는 정책 변화 전망이 덜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변화를 암시하면서 이번 주 미국 국채와 일본 국채는 대규모 매도세로 시작했다.

BOJ는 30~31일에 정책 회의를 하고 31일에 결과를 발표한다.

BOJ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저금리 정책으로 자국에서 돈을 빼내 미국 국채를 사들이던 자금이 미국 국채 값을 지지했던 만큼 이런 변화 가능성은 미국 국채의 대규모 매도를 촉발했다.

ECB는 이번 달 회의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2019년 여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재확인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98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11.20엔보다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59달러에 움직여 전일의 1.1644달러보다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40엔을 기록, 전장의 129.48엔보다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1% 내린 94.662를 기록했다. GDP 발표 전 이 지수는 0.1% 상승했다.

이번 주 달러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달러 강세 비판 우려가 잦아들며 0.25% 올랐다.

소비와 투자에서 미국 경제의 탄탄한 성장 흐름이 다시 한 번 확인됐지만, 2분기 성장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워낙 높았던 만큼 달러화는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2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4.4%였고 일부에서는 4%대 후반을 기대하기도 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리 페리지 분석가는 "4.1%의 GDP 성장률을 실망스럽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2분기 수치에 대한 기대를 너무 키웠기 때문에 실제는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알란 러스킨 외환 전략가는 "시장이 강한 숫자에 민감하다"며 "연율로 GDP는 강했지만, 연간 대비로는 덜 인상적이었다"며 "3.1%를 예상했던 것보다 적은 2.8%였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2분기 GDP로 미국의 성장 모멘텀은 유지됐지만, 그 속도가 유지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페리지 분석가는 "이번 분기 숫자가 정점일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는 올해 작년 대비 2.8% 성장을, 시장은 3% 근처를 예상하지만, 무역전쟁이 격화되거나 소비에 충격을 미치면 이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에는 새로운 촉매제가 필요하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가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존보다 더 빨리 금리를 올릴지에 집중하게 됐다. 연준의 더 공격적으로 바뀐다면 달러는 올해 최고치를 다시 쓸 수도 있다.

다음 주에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일본은행(BOJ)은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진행한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92달러(1.3%) 하락한 68.6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산유국 증산 이슈 등을 주시했다.

러시아가 하루평균 100만 배럴 이상 증산에 대한 논의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원유 생산량을 하루 1백만 배럴 증가하는 것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시장 상황에 따라,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 비회원국 등을

포함한 위원회와 9월 열릴 회의에서 논의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러시아가 이미 산유량을 하루평균 25만 배럴 늘리는 과정에 있다면서 내년에는 여기에서 추가로 하루평균 8만 배럴을 더 늘릴 것이란 계획도 전했다.

이는 지난 6월 OPEC과 다른 산유국이 합의한 하루평균 100만 배럴보다 원유 생산량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 내 산유량 증가에 대한 부담도 제기됐다.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는 전주보다 3개 늘어는 861개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은 시장의 기대보다는 부진했던 데다, 관세 회피를 위한 밀어내기수출 증가 영향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등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선호를강화하지는 못했다.

일부에서는 향후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일제히 하락하는 등 부진했다.

RJO 선물의 필립 스트레이블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런 현상은 경기 둔화의 신호일 수도 있다"며 "이는 원유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원유 수송 항로 운행 제한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봉쇄 위협 등 중동지역의 긴장은 유가의 낙폭을 제한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재료들이 혼재되는 상황에서 유가가 박스권 흐름을 유지할 수 있다고 봤다.

코메르츠방크는 이날 보고서에서 "큰 정치적·경제적 불안이 아니라면, 브렌트유는 다음 주에도 70달러 선 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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