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0일 서울채권시장은 지난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금리 인상 시사 발언 영향으로 하방 경직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 3년물 입찰 결과는 채권시장이 이 총재의 발언을 얼마나 가격에 반영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동향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들 누적 순매수가 집중된 만큼, 외인 매도가 이어질 경우 금리가 추가 상승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

이 총재는 지난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성장세가 예상대로 잠재 수준으로 가고 물가도 목표에 수렴하는 정도가 된다면 완화 정도를 조정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이 올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정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들린다는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 총재의 발언은 원론적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채권시장은 이를 큰 의미로 받아들였다. 올해 중 금리를 추가로 올리지 못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차단된 셈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4.1bp 급등한 2.112%에 마쳤다. 지난달 중순 이후 한 차례도 뚫지 못했던 20일 이동평균선을 단번에 뚫어냈다.

단기물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채권시장은 일시적으로 그동안 벌었던 이익의 일부를 되돌려야만 한다. 하반기 들어 첫 달 실적이 꼬이면 이를 만회하기 위한 부담이 더 커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예방접종을 통해 더 큰 아픔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총재의 발언은 긍정적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채권시장에 쏠려있던 롱 심리가 어느 정도 차단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적절히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하반기 중 금리가 한 차례 인상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될 경우, 금리 인상이 오히려 채권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제 채권시장은 금리 인상 시기가 좀 더 구체화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익일 발표될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통해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힌트를 확인할 수 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1조4천억 원 입찰이 예정돼 있다. 현재 채권시장 분위기는 단기물에 우호적이지 않다. 다만, 금리가 갑자기 큰 폭으로 오른 데 따른 대기매수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3년물 입찰은 채권시장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재료다.

통안채 91일 물 입찰은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채권의 만기는 10월 금통위 후에 돌아온다. 금리가 한 차례 인상된다면 10월로 전망하는 시장참가자들이 많다.

수급상으로는 외국인은 전 거래일 3년 국채선물을 2천500계약가량 팔았다. 외국인이 추가로 국채선물을 매도할지도 관건이다. 외국인 누적 순매수가 집중된 만큼, 이들 매도도 채권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4.1%를 기록했다. 2014년 3분기 4.9%를 기록한 후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시장 기대치인 4%대 중반에는 미치지 못했다.

미 금리는 예상보다 낮은 GDP 실적을 반영해 하락했다. 10년물은 2.51bp 하락한 2.9556%, 2년물은 2.4bp 내린 2.6573%에 마쳤다.

근원 PCE는 2.0% 올랐다.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9.1% 반영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6.01포인트(0.30%) 하락한 25,451.06에 거래를 마쳤다.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92달러(1.3%) 하락한 68.6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15.25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5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8.10원) 대비 2.30원 내렸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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