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SM C&C 650억 투자…2대 주주로

SM C&C, SK플래닛 광고사업부 인수

SKTㆍSM엔터, 아이리버에 650억 투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최진우 기자 = 국내 1위 통신사 SK텔레콤이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강호동과 신동엽 등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SM C&C(SM컬처앤콘텐츠)에 투자한다.

아울러 SM C&C는 SK플래닛의 광고사업부를 사들인다. SM엔터테인먼트는 아이리버 2대 주주로 올라선다. SK텔레콤과 SM엔터가 '겹사돈'을 맺는 셈이다.

SK텔레콤과 SM엔터는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협약을 17일 오후 강남구 SM엔터 본사에서 체결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주요 자회사 상호 증자, 지분 양수도는 ICT와 콘텐츠 분야 최강자가 서로 힘을 합쳤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SK텔레콤과 SM엔터는 사업인프라 공유를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이번 인수합병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SKT, SM C&C 2대 주주로…콘텐츠 확보 '박차'

SK텔레콤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SM엔터 계열사인 SM C&C에 650억원을 투자하는 안을 가결했다.

SM C&C도 이사회를 열고 SK텔레콤을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안을 통과시킨다. SK텔레콤은 이 거래로 SM C&C 지분 23.4%를 보유하게 된다.

SK텔레콤이 투자하는 SM C&C는 강호동과 신동엽, 전현무, 김병만, 이수근 등 예능MC와 장동건, 김하늘, 김수로, 강예원 등 영화배우가 다수 몸담은 유력 연예기획사다. 이런 인력을 기반으로 드라마와 음반, 영상, 공연사업 등에도 핵심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과 SM엔터가 지분 투자로 인연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핫질'과 '파이브덕스'의 사업권을 넘기는 대가로 SM엔터 계열사 SM모바일커뮤니케이션의 지분 일부를 확보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잇단 지분 투자로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사업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지난 2015년 통신에 국한된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후 커머스, 미디어, 사물인터넷(IoT) 영역에서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플랫폼 사업자의 필수 요소인 콘텐츠 확보에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SK텔레콤의 SM C&C에 대한 투자는 콘텐츠 분야에서 강자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SM C&C는 장사의 신-객주, 동네변호사 조들호, 질투의 화신, 38사기동대 등의 드라말 콘텐츠로 역량을 발휘한 바 있다. 우리동네 예체능, 효리네 민박은 대표적인 예능 콘텐츠다.

◇ 아이리버, '팬 1천만명' SM엔터로 도움닫기

이번 거래의 또 다른 핵심은 SK텔레콤과 SM엔터가 음향기기 회사인 '아이리버'에 65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수혈한다는 것이다. 아이리버는 SK텔레콤의 자회사다.

SK텔레콤과 SM엔터는 각각 250억원과 400억원의 자금을 댄다.

아아리버는 이 자금으로 SM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SM MC)를 흡수해 콘텐츠 기반의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아울러 일본인을 대상으로 연예인상품을 제공하는 머천다이징 회사인 SM LDC를 300억원에 인수한다. SM LDC는 연매출 110억원 규모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아이리버와 SM MC가 합병하면 SK텔레콤의 지분은 46%, SM엔터 등은 20.6%가 된다. 합병은 오는 8월 아이리버 주주총회에서 승인받고, 10월 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아이리버는 그동안 고품질 음향기기 아스텐앤컨의 틈새시장에 머물러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이리버는 기존 아스텐앤컨 사업에 SM엔터라는 우군을 얻어 1천만명 이상의 SM엔터 팬층을 대상으로 새로운 사업을 펼칠 기회를 확보했다"면서 "케이팝(K-Pop) 팬들을 대상으로 일본을 비롯한 중국, 동남아 시장 개척이 당장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 SM엔터, SK플랫닛 광고사업부 인수…'한국판 덴츠'로 만든다

SM C&C는 SK텔레콤으로부터 유치한 650억원으로 SK플래닛 광고사업부를 인수한다. SK플래닛 내 광고사업부는 물적 분할돼 SM C&C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SK텔레콤은 광고 사업을 완전히 매각하는 것은 아니고, SM C&C의 2대 주주로 참여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SM엔터와 해외 자회사 드림메이커도 SM C&C에 증자 형태로 각각 50억원 23억원의 돈을 댄다.

SK플래닛은 내달 말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오는 10월까지 SM C&C에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SM C&C는 새로운 광고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일본의 '덴츠(Dentsu)'를 벤치마킹한 새로운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일본 최대의 종합 광고 대행사인 덴츠는 전통적 광고 사업에서 벗어나 영상, 콘텐츠 제작/배급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덴츠는 콘텐츠 기획단계에서 방영 전후 시간 노출을 원하는 광고주로부터 먼저 투자를 받아 콘텐츠의 질을 높였고, 이에 높아진 광고단가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아울러 차기 콘텐츠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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