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날로 악화되면서 앞으로 경기 부진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31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를 보면 8월 전망지수가 89.2로 떨어졌다.

이는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7월 전망지수 90.7보다 1.5포인트 낮은 수치다. BSI 전망지수가 8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운 셈이다.





통상적으로 BSI 전망치가 100을 웃돌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향후 경기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8월 BSI 전망치는 지난 5월 기준치 100을 넘어선 이후 3개월째 급락했다.

내수(94.1)와 수출(94.8)에서 지난 달보다 하락했을 뿐 아니라 투자(97.7), 자금(94.8), 채산성(93.0) 등 대부분 부문에서 기존치 100선 아래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부문의 BSI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한경연은 여름철 휴가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등 계절적인 요인에 더해 내수 침체와 수출둔화 등 전반적인 경기악화가 부정적 전망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 논란과 국제유가 상승 등 기업의 비용부담 증가도 기업 심리 위축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한경연은 분석했다.

7월 BSI 실적치도 89.7로 39개월 동안 기준치 100선 아래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BSI 실적치는 2월 이후 처음으로 80대로 떨어졌다.

실적치를 보면 고용은 101.6으로 기준치를 넘겼으나, 내수(93.2)와 수출(92.0), 투자(94.8), 자금(96.5), 채산성(91.8) 등 모든 부문이 기준치를 밑돌았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올해 들어 100선을 넘으며 기대감을 나타냈던 기업경기 전망과 실적이 최근 들어 급격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며 "수출과 투자가 전망은 물론 실적까지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송 부원장은 "실제로 최근 발표된 2분기 경제성장률 감소, 건설 및 설비투자 마이너스 성장 등 경기둔화 징후가 보이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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