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서 5천억원 자금 확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로 중국의 경제 보복이 현실화한 가운데서도 호텔롯데가 회사채 투자자를 대거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출렁'이고 있는 점을 고려해 다소 높은 발행금리로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춰준 게 수요예측 '흥행'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1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롯데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는 만기를 3·5년물로 나눠 총 1천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고자 지난 14일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그 결과 호텔롯데 회사채에는 5천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1천억원 규모였던 3년물에는 2천900억원이, 500억원 규모였던 5년물에는 2천100억원의 수요가 유입됐다. 전 트렌치에서 '오버부킹'을 내는 데 성공한 셈이다.

앞서 호텔롯데의 수요예측을 두고 비관적인 전망을 제기하는 시각들도 일부 있었다. 우량한 신용등급('AA+')에도 주력인 면세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3월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 금지령' 조치를 내린 이후 관련 사업의 매출 급감이 본격화 한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국내 1위 면세점 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은 3월 중순 이후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자, 관련 매출 또한 20%가량 '뚝'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3년 사스 사태 이후 처음으로 면세사업의 매출이 역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것도 같은 이러한 배경에서다.

이를 고려해 호텔롯데는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대폭 열어두는 전략을 취했다.

호텔롯데는 3년물은 20bp, 5년물은 25bp까지 금리 상단을 상향 조정했다. 지난 1월 같은 만기로 회사채를 발행했을 당시와 견주면 금리를 5bp씩 추가해 수요예측에 나선 셈이다.

이러한 조치 덕분에 기관들의 투자심리도 자극을 받았다.

투자에 나선 기관들은 3·5년물 모두 4~5bp 수준을 시작으로 주문을 넣었다. 업황 이슈를 감안해 개별민평을 하회해 주문을 넣은 기관은 전혀 없었다.

그 결과, 호텔롯데는 3·5년물 모두 10bp 수준에서 목표 주문을 모두 확보할 수 있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1천억원 규모의 증액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만기가 비교적 긴 5년물을 중심으로 발행 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사드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서도 선방한 결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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