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하반기 국내 은행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둔화하고 있는 주택시장 경기와 제한된 순이자마진(NIM) 상승 여력이 손꼽혔다.

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JP모건과 HSBC는 "주택시장 심리가 둔화하며 은행권 모기지대출 성장률이 약화하는 추세"라며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 정부의 규제도 합세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주택가격 하락은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의 긴축을 초래한다"며 "기존 여신의 건전성도 저하할 수 있어 모기지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에 특히 불리하다"고 내다봤다.

주택시장 경기가 둔화하면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가계대출의 하방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다만 전세자금대출과 무보증대출은 탄탄한 상태고, 분양시장도 활력이 남아있어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가격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은 다소 제한된 것으로 예상했다.

그간 우상향 곡선을 그려온 NIM의 개선 추세가 더뎌진 것도 악재로 분석됐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신한은행 NIM은 1.63%를 기록, 지난해 말보다 5bp 개선됐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도 1.52%로 5bp, KEB하나은행은 1.57%로 4bp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은 1.71%였다.

다만 직전분기와 비교하면 은행들의 NIM은 올해 들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씨티은행은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 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하반기에 추가적인 NIM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경제전망도 불투명해 금리 인상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NIM의 추세를 쉽게 예상하지 못하는 배경으로 지목했다.

예대마진 개선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민간부문의 부채비율이 올라가 자산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어 '금리 인상=NIM 개선'이란 전통적인 공식이 작동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가계와 기업 등 민간부문에 대한 한국은행의 익스포저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한계기업들이 금리상승으로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디폴트가 증가할 수 있고 은행권 부실자산도 늘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금리상승은 시장 유동성을 악화하고 자산가격 하락을 초래해 궁극적으로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이 약화한다"며 "특히 고용과 소비 등 경제지표 회복이 동반되지 않으면 대외적인 요인에 따른 은행의 취약성이 증가해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그밖에 금융당국의 규제와 치열해진 경쟁 구도도 은행의 불안 요인으로 지목됐다.

HSBC는 "인력채용 확대와 7천억 원 규모의 사회복지기금 조성 등이 단행되면 각 은행의 비용절감 계획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 주주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 역시 "은행 간 가격 경쟁 심화가 마진에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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