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은행권에서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 직불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 공개됐지만 정작 '핀테크 첨병'으로 불리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논의 과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이미 개별적으로 모바일 직불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은행권 공동 플랫폼이 나올 경우 이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이하 금정추)는 전일 은행 계좌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직불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금정추는 금융 정보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시중은행, 유관기관 등 28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협의체다. 의장은 윤면식 한은 부총재가 맡고 있다.

이번에 도입하려는 모바일 직불서비스는 소비자가 스마트폰에서 QR코드를 찍으면 소비자의 은행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돈이 이체되는 직거래 시스템이다.

소비자와 판매자를 바로 연결하는 '앱투앱' 방식으로 결제정보가 교환되기 때문에 중간 단계를 대폭 축소할 수 있어 소상공인들의 결제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신용카드가 주요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중국, 덴마크, 스웨덴 등에서는 모바일 직불서비스가 이미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다.

금정추는 은행권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표준을 마련하고, 오는 11월 플랫폼 구축에 착수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앱을 출시하는 게 목표다.

문제는 이번 논의 과정에서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모두 제외됐다는 점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금융권에서는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탄생한 인터넷전문은행이 모바일 직불서비스 개발 논의에서 빠졌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제외된 표면적인 이유는 이들이 금정추 소속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당시 협의체 가입을 추진했지만 아직 가입이 성사되지 않았다"며 "금정추 참여기관은 아니지만 향후 협의를 통해 공동 플랫폼 구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은행권 공동 직불서비스 개발에 동참하더라도 출범 초기부터 준비해왔던 자체 서비스가 애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금융당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서 앱투앱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케이뱅크 역시 QR코드 기반의 앱투앱 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들 은행은 앱투앱 결제 서비스 출시 이유로 사업 영역 확장과 고객 기반 확대를 꼽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모바일 직불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편의성, 혜택 등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면서도 "은행권 공동 플랫폼이 구축될 경우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자체 서비스가 주목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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