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는 매파 기운이 더 강해졌다.

소수의견을 밝힌 이일형 금통위원 외에도 2명의 금통위원이 '늦지 않은 시기'에 인상 시점을 '선택'해야 한다는 매파적인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일 금통위 의사록 내용이 전반적으로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금통위 이후 대내외 여건이 더 불확실해졌지만, 성장과 물가에 대한 위원들의 시각은 대체로 우호적이었기 때문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지난 5월 금통위에서 2명의 금통위원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한 데 이어 7월 금통위에서는 3명의 금통위원이 금리 인상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8월 인상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들은 10월이나 11월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는 참가자들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일형 금통위원은 "관리물가 품목을 제외할 경우 물가는 이미 목표를 상회하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금리를 소폭 상향 조정함으로써 금융 불균형 확대를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다"고 통화완화 기조를 축소할 시기가 됐음을 강조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매파적인 발언을 한 나머지 두 위원에 대해 윤면식 부총재와 고승범 금통위원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A 금통위원은 "늦지 않은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해 완화 정도를 현재보다 축소 조정할 필요성이 상존한다"며 "먼 시계에서 경기국면 전환에 대비해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하고 미 연준과 정책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잠재 불안요인을 사전에 완화하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B 금통위원도 "경기요인에 의한 물가상승압력의 축적이 진행되고 관리물가 품목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확대를 제약하는 면이 있어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압력은 다소 높은 수준이다"며 "물가 확대속도를 확인하며 인상 시점을 선택해야 할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금통위 의사록이 작년 11월 금리 인상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8월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이들은 결국 이주열 한은 총재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딜러는 "의사록은 확실히 전보다 매파적인 성격이 강했다"며 "경기와 물가 판단도 나쁘지 않았고, 정책 여력 확보를 여러 번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책 여력 확보 타이밍을 알기가 어려운데 당장 8월을 의미하는 것인지, 하반기 전체를 통틀어 보는 것인지는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며 "시장은 8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경계심을 이어갈 듯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의 채권 딜러는 "관리물가를 빼면 물가가 2%를 넘는다고 얘기했는데 이미 금리를 올리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 같다"며 "지표가 조금만 나아지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작년 3분기 물가가 엄청나게 높은 데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3분기 물가는 낮게 나올 것 같다"며 "8월보다는 10월이나 11월 인상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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