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롯데그룹이 지주회사체제 내 금융회사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는 탓이다.

업계에서는 호텔롯데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하는 구조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 지주사 체제 밖에 있어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있다.

◇ 롯데, 내년 10월까지 지주사체제 내 금융계열사 처리해야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지주사체제 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금융회사는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이비카드, 마이비, 한페이시스, 부산하나로카드, 경기스마트카드, 인천스마트카드, 롯데멤버스 등이다.

지주사체제 내 롯데 계열이 아닌 금융회사도 있다. 신한금융지주,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스팍스자산운용, 네오플럭스 등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순수 일반지주사인 롯데지주는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롯데는 2년 이내 매각, 분할, 합병 등을 통해 금융 계열사 지준을 정리해야 한다. 롯데 지주사 체제는 지난해 10월 1일 출범했다.

주식가격의 급격한 변동, 주식처분 금지계약, 사업의 현저한 손실 등으로 주식 취득·처분 등이 곤란한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기한을 2년 연장할 수 있다.

롯데 입장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가 도입되는 것이다.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은 일반지주사라도 지주사 아래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면 그 아래 금융 계열사를 둘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임명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중간금융지주회사 추진을 보류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때문에 롯데 내부에서는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 금융회사 외부 매각설…호텔롯데, 금융 계열사 소유하나

금융시장에서는 롯데가 금융 계열사를 처분하기 위해 우리금융지주 등과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사실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가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는 구조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미 롯데는 금융 계열사 지분 일부를 호텔롯데에 넘긴 상태다.

앞서 지난해 12월 28일 대홍기획, 롯데상사, 한국후지필름, 롯데지알에스는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을 호텔롯데, 부산롯데호텔에 매각했다.

대홍기획, 롯데상사 등은 올해 4월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후 롯데지주에 흡수합병됐다. 이들 회사가 금융 계열사를 처리하지 않았다면, 롯데지주에 흡수합병되면서 금융 계열사도 롯데지주에 넘어갔다.

이 때문에 흡수합병 전 금융 계열사를 호텔롯데에 넘겨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등은 롯데 지주사 체제 밖에 있어 금융회사를 소유할 수 있다.

다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상태라 금융 계열사 정리 속도가 더뎌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강정민 경제개혁연대 연구원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을 중심으로 금융 계열사 재편 또는 금융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며 "하지만 신동빈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상황이라 금융 계열사 통합작업은 당분간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롯데 로고. 롯데지주 제공>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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