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국제유가 급등과 폭염으로 석유류와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개월째 1%대를 유지하는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최근 들어 보합세를 보이는 데다 작년 물가 수준이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낮은 근원물가에서 드러난 내수 부진과 혹서 등 계절적 영향의 이월 가능성에 주목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5%로 작년 10월 이후 10개월째 1%대를 유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7월 소비자물가에 대해 최근 폭염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강세이나 작년에 높았던 기저효과 등으로 1%대의 물가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작년 물가상승률을 보면 11월과 12월을 제외하면 1.8%~2.2% 사이를 유지했다.

국제유가도 배럴당 70달러 선에 오른 뒤 보합세다.

두바이유 배럴당 국제 가격은 지난 5월과 6월 74달러를 유지했고 7월 30일까지는 70달러 선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7월 들어 폭염이 시작된 데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달러-원 환율까지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1% 중반의 물가 수준은 예상을 벗어났다.

연합인포맥스가 국내 7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7월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1.67%였다.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들은 근원물가 상승압력이 너무 낮았다고 지적했다.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해 6월 상승률 1.2%보다 0.1%포인트(p)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도 1.0%로 6월 상승률보다 0.2%p 낮았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더 떨어졌다. 내수가 안 좋은 게 물가에도 반영되는 것 같다"며 "수요측 상승압력 약화가 지속되면 물가가 오르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경제의 내수 부진이 결국 근원물가쪽의 안정기조를 반영한다"며 "내수경제 회복으로 근원물가가 한국은행이 타케팅한 2%대로 올라서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물가조사방식을 고려할 때 계절적 영향이 8월로 이연돼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됐다.

통계청은 월간 소비자물가를 초순, 중순, 하순으로 나눠 세 차례 조사한다.

이상재 팀장은 "7월 혹서로 인한 가격 상승이나 달러-원 상승에 의한 수출입물가 상승 요인이 제대로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8월 상승률에 크게 반영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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