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자본시장연구원은 일부 신흥국가을 중심으로 과거 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은 도미노 위기가 발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대 신흥국 익스포저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일 '최근 신흥국 금융불안 배경 및 위험요인 점검' 제목의 이슈 보고서에서 "대내 경제여건이 취약한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의 금융불안은 이미 금융위기 돌입 수준까지 확대됐으며, 이어 위험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브라질과 남아공, 말레이시아, 멕시코, 이집트 등 주요 신흥국의 위기 발발 가능성 또한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신흥국 전반의 위험노출도는 2013년 미국발(發) 긴축발작 발발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당시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조가 유지됐던 시점이라 신흥국 금융불안이 단기적 변동성 확대 수준에서 그쳤지만, 지금은 국제금융시장 여건이 더 악화한 상태라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했다.

최근 신흥국 금융불안을 촉발하고 있는 대외요인은 선진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추세적 요인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은 양적완화정책을 통해 글로벌 유동성 확대를 주도해 왔으나 최근 통화정책 기조 변화는 향후 글로벌 유동성 감소 추세가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또 최근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속화와 더불어 달러화 강세기조 지속 전망에 더욱 힘을 싣고 있어 유가·금리·달러화의 '3고(高) 현상' 및 글로벌 유동성 축소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국제금융시장 여건은 3고 현상 및 글로벌 유동성 축소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무역갈등 등 리스크가 확산하고 있어 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은 도미노 외환위기 발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주요 신흥국의 금융불안 전개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경제의 위험노출도는 주요 신흥국 대비 낮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다만, 신흥국 금융불안을 촉발하고 있는 대외여건 변화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고 미국발 무역갈등 고조 등 잠재적 리스크 또한 점차 확산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를 단단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취약 신흥국에 대한 익스포저는 제한적인 수준이지만, 전체 금융회사의 대외 익스포저는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신흥국 위기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대외 익스포저의 특정국가 편중 등 위험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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