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제조하는 국내 기업들이 점차 실적을 개선해가고 있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에서 선두인 LG화학에 이어 삼성SDI까지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를 달성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2분기에 매출은 2조2천480억원, 영업이익은 1천528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1% 증가한 가운데 영업이익도 급증했다.

이러한 호실적은 전지사업부문의 매출 증가에 기반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의 2분기 전지부문 매출은 1조7천27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77%를 차지했다. 이는 직전 분기와 비교해 21.9% 증가한 수준이다.

전지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부터 흑자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해 전기요금을 절감하면 그만큼 인센티브를 주거나 태양광 연계 ESS 추가 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우대하는 등 정부 정책이 시행되면서 국내 ESS시장은 특수를 맞고 있다.

LG화학은 석유화학을 본업으로 하고 있지만 전기차 배터리 등 비화학부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 매출 7조519억원과 영업이익 7천33억원을 거뒀다.

이 가운데 전지부문에서만 1조4천940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삼성SDI와 2천여억원 차이를 보였다. 전지부문 영업이익은 270억원으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개선됐다.

줄곧 전지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한 LG화학이지만 지난해 2분기 흑자로 돌아서더니 5분기 연속 해당 부문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 증가에 따라 국내 ESS 시장과 소형전지의 신규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지부문 실적도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의 올해 1~4월 출하량은 1천671.7MWh로 전년 동기 대비 38.9% 성장했다. 점유율은 10.6%로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있어선 후발주자에 속하는 SK이노베이션도 빠르게 사업을 늘려가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와 소재사업은 기타사업부문에 포함돼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기타사업부문에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서산 제2배터리 공장을 증설해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현재 연간 3.9GWh인 생산능력을 4.7GWh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헝가리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통해 배터리 사업이 2020년에는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LG화학과 삼성SDI 또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투자의 방점을 찍으면서 전지 부문 실적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LG화학은 최근 약 20억달러(약 2조3천억원)를 들여 중국 난징시에 두 번째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앞서 2016년엔 유럽 내 전기차 배터리 핵심 생산기지를 폴란드에 마련했고 올해 1분기 양산에 들어갔다.

LG화학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6월 기준 수주액이 60조원으로 확대됐다면서 3세대 배터리 수주를 수조원 이상 추가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는 2020년까지 70GWh였던 전지 생산 목표를 90GWh 이상 달성하기로 하고, ESS는 생산은 오는 2020년 10GWh로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지난 5월 헝가리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완공됐다. 삼성SDI 헝가리공장은 지난 2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전기차 배터리업계는 올 하반기에도 중·소형 전지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올해와 내년에 고객기반 확대에 따른 전기차용 배터리 매출증가와 태양광 연계 ESS 수주증가 등으로 중대형 전지 부문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신우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시장은 소형 I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부진했지만 전기차, ESS와 같은 중대형 시장 수요가 증가하면서 2차전지 시장은 점차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중대형전지시장이 소형전지시장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차와 ESS시장이 2차전지 미래성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진단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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