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대림산업이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로 현금 곳간을 채우고 있다. 개선된 재무구조와 원가율 속에서 줄어든 일감을 어떤 부문으로 채워 넣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올해 상반기 4천73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상반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5천459억원의 86.7%에 육박한다. 이대로라면 연말에 또 한 번 신기록을 노릴 만하다.

당기순이익은 상반기에 4천763억원을 나타냈다. 전년보다 87.61%가 늘었다. 지금과 같은 추세면 사상 처음으로 6천억원대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다.

이익률이 작년 대비 대폭 상승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올해 상반기에 8.2%에 달한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포인트 높아진다. 부채비율이 130%로 낮은 대림산업은 영업이익을 대부분 순이익으로 옮겨가는 상황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국내 주택실적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토목사업의 원가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면서 건설사업부의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림산업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4천895억원으로 확대했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5천억원 이상이 급증했다. 개선된 실적으로 현금 곳간을 역대 최대로 쌓았다.

시장참가자들은 넉넉한 현금을 대림산업이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한다. 원가율을 낮추고 영업이익 확대에 성공했지만, 이러한 모습을 지속하다가는 일감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림산업은 2015년부터 2년 연속으로 수주잔고 30조원을 유지했다. 작년에 25조원대로 낮아지더니 올해 상반기에는 22조원대까지 줄었다. 그나마 올해 들어 작년보다 신규수주가 늘어난 점은 위안거리다.

해외를 중심으로 한 플랜트 부문의 위축이 가파르다. 이제 플랜트 부문의 일감은 1조2천억원가량 밖에 남지 않았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대림산업의 플랜트 부문 직원은 전체의 23.9%다. 사업 부문 중에서 작년 대비 유일하게 직원이 감소했는데 현재도 이 인력이 원활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해외 수주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며 "지연되는 사우디 마덴 암모니아 1조원 외에는 연내 의미 있는 수주 가능한 해외 프로젝트가 부재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내년 해외 수주로는 롯데케미칼 타이탄 NCC와 필리핀, 말레이시아 플랜트 등이 목표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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