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애플이 미국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 기업이라는 신기원을 연 데 힘입어 대체로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와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둔 경계감에 상승했다.

3%대로 올라섰던 10년 국채수익률은 다시 3% 아래로 떨어졌다.

달러화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이 다시 고조된 영향으로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과 최근 대폭 하락한 데 따른 저점 인식도 가세하면서 상승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전날 중국산 제품 추가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에 제시했던 10%에서 25%로 올리는 것을 검토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미 발효된 34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와 추가로 부가될 예정인 16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에다 이번에 검토 중인 관세까지 더하면 중국산 수입품 절반가량에 25% 관세가 부과되는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모든 중국산 수입품(약 5천억 달러)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압박을 더 가해야 할 때라고 느끼고 있다고 발언했다.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압박 강도를 낮추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만큼 향후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은)완전히 준비돼 있다"며 "국가의 존엄성과 인민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자유 무역과 다자간 시스템을 지키기 위해, 모든 국가의 공통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보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66포인트(0.03%) 하락한 25,326.1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86포인트(0.49%) 상승한 2,827.2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5.40포인트(1.24%) 상승한 7,802.69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들은 시총 1조 달러를 달성한 애플 주가와 미·중간 무역전쟁 추이를 주시했다.

애플은 미국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시총 1조 달러를 달성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 장중 208.30달러까지 고점을 높인 끝에 207.39달러에 마감했다.

애플 주가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과 대규모 자사주 매입 등이 어우러지면서 올해 23% 급등했다.

애플은 전 분기에 순익 115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 급증한 규모다. 애플은 또 전 분기에 자사주 매입과 배당으로 250억 달러의 자본 환원을 시행했다.

애플 시총 1조 달러 달성에 힘입어 최근 부진했던 주요 기술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페이스북이 2.8% 올랐고, 아마존은 2%, 넷플릭스는 1.8% 각각 상승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격화 우려로 하락 출발했던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반등했다.

다만 산업 대기업 중심의 다우지수는 상승세로 돌아서지는 못하고 장을 마감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테슬라 주가가 2분기 대규모 손실에도 매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등으로 16.19% 급등했다. 일론 머스크 대표가 하반기는 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주가 급등을 거들었다.

무역정책에 민감한 보잉은 0.9%, 캐터필러는 0.4% 각각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37% 오르며 장을 이끌었다. 필수 소비재도 1.08% 올랐다. 재료 분야는 0.72% 하락했고 에너지주도 0.52% 내렸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였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1천 명 늘어난 21만8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예상치 22만 명보다 적었다.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는 7월 미국 기업 감원 계획이 전월 대비 27.1% 감소한 2만7천122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공급관리협회(ISM)-뉴욕에 따르면 지난 7월 뉴욕시의 비즈니스 여건 지수는 전월 55.0에서 75.0으로 상승했다. 2006년 11월 77.1을 기록한 이후 거의 12년 만에 최고치다.

6월 공장재 수주실적은 0.7% 증가해 시장 예상치와 부합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애플의 시총 1조 달러 달성 호재에도 무역전쟁 부담이 지속해서 증시를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파르탄 캐피탈 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경제학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날 것 같지 않고 중국은 보복을 다짐했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3.6%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7.30% 하락한 12.1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5bp 내린 2.986%를 기록했다.

전일 6월 13일 이후 처음으로 3%를 웃돌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다시 3% 아래로 내려왔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9bp 떨어진 2.663%를 보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5bp 하락한 3.121%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31.9bp에서 이날 32.3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미 국채 값이 올랐다.

이날 영란은행(BOE)이 기준금리를 0.75%로 25bp 인상했지만, 충분히 예상됐던 부분이어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영국의 10년 만기 국채(길트)수익률은 BOE 금리 인상 전 1.386%에서 결정 이후 1.367%를 기록했다.

전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역시 시장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연준은 FOMC 정례회의 후 공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1.75%~2.00%로 동결하고,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기존의 '추가적인 점진적' 금리 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채권시장은 오는 3일 발표 예정인 고용보고서를 주시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거래 플랫폼인 인피녹스 제이콥 데페 대표는 "향후 있을 금리 인상이 상징적인 인상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의 시작을 알리는 실질적인 인상인지를 시장은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MO 캐피탈 마켓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전략 대표는 "금요일에 발표될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기다리고 지켜볼 뿐"이라며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가격 상승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62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11.64엔보다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589달러에 움직여 전일의 1.1660달러보다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35엔을 기록, 전장의 130.18엔보다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46% 오른 95.141을 기록했다. 달러지수는 저항선인 96선을 뚫지 못한 뒤 하락해 최근 94선에 머물렀지만 이날 95선으로 올라섰다.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며 달러가 다시 살아났다.

CMC 마켓츠의 마이클 휴슨 수석 연구원은 "결국 가장 안정적이고 실질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통화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것이 투자자들이 달러 매수에 몰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전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점도 달러 강세에 일조했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공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1.75%~2.00%로 동결하고,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기존의 '추가적인 점진적' 금리 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가계소비와 기업투자, 고용시장 등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더 강조했다.

도이체방크는 "사실상 성명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경제활동 성장에 대한 더 낙관적인 시각으로의 변화"이라며 "연준은 기존 견조한에서 강한이라는 단어로 바꿨다"고 말했다.

아문디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의 파레쉬 우파드야야 매니저는 "지금은 성장과 중앙은행 정책에서 차이가 보이는 것 같다"며 "달러에 대해 낙관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영란은행(BOE)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파운드화는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금리 인상이 예정된 데다 BOE 총재가 브렉시트와 관련해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파운드-달러는 전일 1.13259달러에서 이날 1.30163달러를 기록했다.

실리콘밸리 은행의 니쉬 파레흐 이사는 "시장이 8대 1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BOE가 만장일치로 금리를 인상해 파운드화가 잠시 상승했다"며 "그러나 향후 긴축에 대해 신중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파운드화는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멕시코 페소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대한 낙관론이 퍼지며 올랐지만, 전반적인 달러 강세로 달러 대비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날 멕시코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7.75%로 동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30달러(1.9%) 상승한 68.9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재고 관련 지표와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 중동 긴장 등을 주시했다.

전일 발표된 에너지정보청(EIA)의 원유재고가 시장 예상과 달리 380만 배럴 늘었지만, 이날은 재고가 다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부상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정보제공업체 젠스케이프의 보고서에서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원유재고가 지난달 27일 이후 110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전일에도 미국 원유재고 증가는 멕시코만 일대 유전에서 수출을 앞둔 물량 축적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던 바 있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상품 연구원은 "이번 주 증가했던 원유재고는 다음 주에는 사라질 것"이라며 "미국의 5월 산유량이 줄어든 점은 올해 남은 기간 미국 산유량 증가가 제한될 것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쿠싱 지역 원유재고 감소와 함께 저점 인식이 강화된 점도 유가 반등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WTI는 이날 장 초반 주요 지지선인 100일 이동평균선 67.90달러를 깨고 내렸다.

ION 에너지의 카일 쿠퍼 컨설턴트는 "100일 이동평균선이 깨졌을 때 롱 스탑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신규 매수세가 촉발됐다"고 분석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키들루프 창립자도 "기술적인 지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란과 미국의 대립 등 중동지역 불안이 상존하는 점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할 요인이다.

이란이 조만간 걸프 해역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반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가 고조된 점은 유가의 상승을 제한했다.

미국은 전일 중국산 제품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기존에 제시했던 10%에서 25%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중국도 국가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보복할 수밖에 없다는 성명을 내놓는 등 반발했다.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는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중국이 미국산 원유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인터팍스 에너지의 아브히세크 쿠마르 수석 에너지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이 미국 원유와 석유제품에 관세를 매길 것이란 점은 명확하다"며 "이는 미국 원유와 석유제품에 매우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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